안보실장은 교체, '블핑 공연'은 무산 왜…"말초적 이슈만 화제"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기간 중 추진되던 한ㆍ미 팝스타의 합동 공연이 ‘없던 일’이 됐다. 대통령실은 31일 점심 무렵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공연은 대통령의 방미 행사 일정에 없음을 알려드린다”는 공지를 냈다. 대통령실은 어떤 공연인지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간의 상황을 종합하면 4월 말 미국에서의 한ㆍ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K팝 가수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의 합동 공연이 추진됐지만, 여러 논란이 겹치면서 결국 이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여론의 초점이 말초적인 이슈에 집중돼버렸다”며 “부대 행사에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합동 공연이 한ㆍ미 동맹을 돈독히 하는데 별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마디로 주객이 전도된 상황을 우려해 공연 추진을 취소했다는 의미다.
일각에선 합동 공연 비용을 한국 측이 부담하는 것이 걸림돌이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공연 장소로 뉴욕이 거론돼왔고, 한국 정부가 수십억 원의 공연 비용을 감당하는 게 온당하냐는 것이다. 다만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상 국빈으로 초청되더라도 정상 만찬 같은 공식 일정은 초청국이 부담하지만, 기타 부대 행사는 양국이 함께 진행해왔다”며 “수익을 올리기 위해 관객을 가득 모아야 하는 공연도 아닌데 비용이 문제가 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간 한ㆍ미 합동 공연은 안보실장 교체의 주요 배경 중 하나로 거론돼왔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ㆍ미 합동 공연을 제안했고, 주미 한국 대사관이 이런 사실을 공문 등을 통해 수차례 안보실에 전달했지만, 김성한 전 실장 라인이 이를 묵살했다는 것이다. 다른 루트로 이를 알게 된 윤 대통령이 김 전 실장을 비롯한 안보 라인을 강하게 질책했고, 윤석열 정부 외교ㆍ안보 정책의 핵심축인 한ㆍ미 동맹의 의사 결정 과정에까지 파장을 끼쳐 결국 조태용 신임 안보실장으로 교체했다는 게 골자다.
여권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블랙핑크와 레이디 가가의 합동 공연 추진이 안보실장 교체로까지 이어졌지만, 그 공연 자체가 무산된 것이 아이러니하다”며 “올해 가장 중요한 외교 일정이 한ㆍ미 정상회담인데, 이제라도 차질없이 준비해 외교가 윤 대통령 국정 운영의 걸림돌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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