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기·가스료 인상보류…"민심 흔들릴라" 김기현 결정이었다
31일 당정의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보류’ 결정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요금 인상안 보류는 김기현 대표의 지시에 따라 박대출 정책위의장이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관철한 것”이라며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향 추세인데 만약 전기·가스요금을 올리면 국민 부담이 커져 민심이 흔들릴 수 있다고 김 대표가 판단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부산 일정 때문에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는 불참했다. 하지만 김 대표 입장을 박대출 의장이 대신 개진한 결과 당정은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보류하고, 에너지 가격 변동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추후 결정한다”는 내용을 확정했다.
29일 열린 당정협의회에서는 2분기 전기·가스요금이 산정되는 4월 1일 이전에 인상 여부를 확정하기로 했지만, 이틀 만에 잠정 보류 결정이 난 것이다.
이미 30일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도 “전기·가스요금을 올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최고위원들이 ‘이런 식으로 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거나 ‘민심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등의 우려가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김 대표가 취임 직후부터 “당이 정책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해 온 만큼, 민심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당이 키를 쥐고 시기와 폭을 조절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당 지지율 관리를 위해서라도 김 대표가 확실히 정책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정은 4월 5일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를 불러 전기·가스요금 인상 폭·시기 등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연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여당 간사인 한무경 의원은 “여론을 듣고, 충분히 토론한 다음 인상 여부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민구 기자 jeon.ming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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