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주식’ BBBY 하룻밤 26% 증발… 왜? [3분 미국주식]
미국 뉴욕증시의 ‘밈주식 대장주’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Y) 주가가 하룻밤 사이에 26%나 증발했다. 3억 달러의 유상증자에 나섰고,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 있다는 경고가 투매로 이어졌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미국‧유럽 은행권 위기의 공포심을 조금씩 걷어내고 우량주 위주의 강세를 이어가며 31일(한국시간) 상승 마감했다.
BBBY는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26.23%(0.2111달러) 급락한 0.5936달러에 마감됐다. 마감 종가는 원‧달러 환율로 환산하면 1000원도 되지 않는 770원이다. 이 종목의 52주 신고가는 30달러다. 52주 신고가 대비 낙폭은 98%나 된다.
미국 가정용 생활용품 소매점 체인 BBBY는 이날 3억 달러의 보통주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유상증자는 자금을 새롭게 조달하기 위한 신주 발행을 말한다. 유상증자에 나선 기업의 주식 가치는 희석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BBBY는 고금리‧고물가 국면에서 부채를 늘렸고, 기업 실적도 악화돼 파산 위기에 놓였다. 유상증자만으로 재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시장에서 잃었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BBBY는 분기마다 ‘어닝쇼크’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월 발표한 2022회계연도 3분기(9~11월) 실적에서 분기 매출은 12억6000만 달러, 주당순손실이 3.65달러로 집계됐다. 매출은 월스트리트의 전망치인 13억4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주당순손실은 전망치인 2.23달러보다 많았다.
BBBY는 지난해 뉴욕증시의 하락장에서 맥락 없이 급등락한 ‘밈주식’의 대표주로 꼽힌다. 이미 지난 2월에도 10억 달러 이상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당시 조달한 2억2500만 달러는 부채 일부를 갚는 데 사용됐다.
미국 증권중개업체 찰스슈왑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4.96%(2.74달러) 하락한 52.4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에서 하향한 투자의견의 영향을 받았다. 찰스슈왑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을 포함한 중소형 은행의 줄파산 과정에서 유동성 위기에 노출돼 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마이클 사이프리스는 이날 찰스슈왑에 대해 “불확실한 전망에서 위험과 수익의 균형이 덜 매력적”이라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동일비중’으로, 목표주가를 99달러에서 68달러로 각각 하향했다.
미국 은행 씨티그룹도 전날 고객 계좌 예치금 감소와 단기 자금 조달 비용 증가 가능성을 우려하며 찰스슈왑의 다음 분기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낮췄다. 월스트리트 금융가 일각에서 다음에 파산한 금융기관을 찰스슈왑으로 지목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찰스슈왑은 “현금 흐름이 1000억 달러에 달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 찰스슈왑의 피터 크로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3일 “회사가 이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1분기 영업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전기·수소차 기업 니콜라는 이날 증자 계획을 발표하고 나스닥거래소 본장과 시간 외 매매에서 연달아 0.1달러씩 주가를 끌어내렸다. 본장에서 0.1달러(6.67%) 하락해 1.4달러에 마감된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다시 0.1달러(7.14%) 추가로 밀려 1.3달러에 도달했다.
니콜라는 고물가‧고금리 국면에서 은행권 유동성 위기로 자금난에 놓여 있다. 이날 1억 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 계획을 발표했다. 니콜라의 이날 애프터마켓 마감 종가는 52주 신고가(10.88달러) 대비 88%나 떨어진 가격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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