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리치족’ 잡아라…증권가, 디지털 역량 강화

이선애 2023. 3. 3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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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 MTS·HTS 고객 1만964명 설문
신속한 투자 정보, 즉각적 상담 창구 등 원해
미래에셋·SK·KB 등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 확대

엄지손가락만으로 적어도 1억원 이상을 투자하는 고액자산가, 일명 '디지털 부유층(고액자산가+엄지족)'이 증권 업계의 새로운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디지털 역량 강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과거 온라인 거래 고객들과 달리 단순히 저렴한 수수료만 찾진 않는다. 신속한 투자 정보, 프라이빗캥커(PB)와 즉시 상담 등 디지털 프리미엄 자산관리에 관심이 많다.

아시아경제가 삼성증권에 의뢰해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과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을 사용하는 고객 1만9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이같은 특징이 뚜렷이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고객 중 84.3%가 매매 기능 제공형 단순 디지털 서비스에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들의 44.3%는 투자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44.3%는 구매 후 가격 변동이 발생하므로 사후 관리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자신이 투자한 자산 관련 적시에 지속적인 정보를 원하는 것이다.

이들은 현재 정보 상담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59.5%가 온라인 증권 거래와 관련해 가장 불편한 점으로 투자 판단에 필요한 엄선된 정보와 상담 창구 부족을 꼽았다. 시스템이 미진한 점도 불편(29.4%) 사항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가장 필요한 조건으로는 나에게 맞는 선별된 투자 정보와 PB 상담 제공(65.4%)이 꼽혔다. 가장 중요한 프리미엄 서비스로는 77.1%가 투자 관련 고민이 발생할 때 해결 가능한 정보 서비스 제공을 꼽았다.

오현석 삼성증권 디지털자산관리본부장은 "디지털 부유층은 투자와 관련해 셀프 학습을 많이 한 상태라 많은 양의 정보를 짧은 시간에 비대면 컨설팅으로 확인하는 경우가 많다"며 "디지털PB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찬우 삼성증권 디지털부문장은 "저렴한 수수료만 내고 혼자 투자 결정을 내렸던 과거의 엄지족 투자자와 달리, 휴먼터치(접촉)를 활용한 컨설팅과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제공하는 투자 정보에 대한 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투자 시장의 신인류를 잡기 위한 증권 업계의 노력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디지털 부유층 고객 대상으로 제공하는 에스라운지(S.Lounge) 서비스를 오픈했다. ▲투자정보라운지 ▲세미나라운지 ▲컨설팅라운지 등 3개의 대표 메뉴를 중심으로 휴먼터치와 자동화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찬우 부문장은 "업계 최대 규모의 초고액자산가 서비스를 제공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디지털 부유층 고객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주식 투자를 위해 야간 투자상담 서비스인 '글로벌 나이트 데스크'를 열었다. 미국 정규시장이 열리기 전인 오후 6시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한다. 전담 PB가 유선으로 전문적인 투자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주식 거래 고객이 늘어나면서 야간에 해외 주식 투자 상담 수요가 늘어나서다.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 대표는 "미국 주식 호가 잔량을 다 보여주는 토탈뷰 서비스, 인공지능(AI) 해외 주식 실시간 뉴스 서비스와 함께 해외 주식 거래의 편의성 증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도 강화하는 추세다. SK증권은 최근 클라우드 기반 AI 기술을 도입한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를 열었다. AI 음성 상담 서비스 등 고객경험혁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융 관련 인공지능 서비스를 확대해 AI 전문 증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KB증권도 AI 기술 적용 미래컨택센터(FCC) 챗봇 서비스를 오픈하고 체계적인 고객 관리와 개인화된 상담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포트폴리오 알고리즘 개발, AI 기반 투자전략 개발 등 자산관리 솔루션 제공 역량 강화를 위한 WM Tech솔루션부도 신설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누구나 방대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만큼 투자자가 원하는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것이 곧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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