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은행권 우려 완화에 일제히 상승…관건은 인플레

뉴욕=조슬기나 2023. 3. 31.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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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30일(현지시간) 은행권 위기 우려가 완화하고 투심이 회복됨에 따라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음날 공개되는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인 2월 개인소비지출(PCE)에 쏠리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41.43포인트(0.43%) 오른 3만2859.0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3.02포인트(0.57%) 높은 4050.8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87.24포인트(0.73%) 상승한 1만2013.47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에서 금융 관련주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부동산, 기술 관련주가 1%이상 뛰며 랠리를 견인했다. 애플은 전장 대비 0.99%, 아마존은 1.75% 올랐다. 반도체 업황 기대감에 힘입어 엔비디아(+1.48%), AMD(+1.86%), 인텔(+1.81%), 퀄컴(+1.85%) 등도 오름세다.

반면 금융주는 이날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이어 은행 규제 강화 방침을 확인하며 하락세를 나타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위기설에 휩싸인 찰스슈왑은 모건스탠리가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하면서 5%가까이 떨어졌다. 이밖에 베드배쓰앤드비욘드는 파산 신청을 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하며 26%이상 밀렸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은행권 우려가 완화한 가운데 주요 경제 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 당국자들의 발언 등을 주시하고 있다. 경제매체 CNBC는 투자자들이 최근 은행 위기 우려에 대해 최악의 상황은 넘겼다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실업지표, 성장률 발표에 이어 다음날에는 Fed가 선호하는 PCE 물가지수,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 등이 발표된다. 2월 PCE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7%, 전월 대비 0.4%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시장전략가는 "시장이 앞으로 며칠 간 인플레이션 지표로 초점을 돌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공개된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7000건 늘어난 19만8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19만5000건도 웃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러한 실업지표를 기반으로 Fed가 긴축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더해졌다. 다만 3주 연속 20만건을 밑돌며 여전히 역사적으로는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미국의 작년 4분기 경제 성장률은 약화된 소비자지출, 수출 실적 등을 반영해 기존 발표보다 소폭 하향 조정됐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6%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4분기 성장률은 예비치 2.9%, 수정치 2.7%에서 또 한번 하향조정됐다. 이 또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Fed의 긴축이 정책효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로 이어지며, 금리인상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기대감에 힘을 실었다.

이날 오후에는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토머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 등 Fed 인사들의 발언도 쏟아졌다. 콜린스 총재는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NABE)에 참석해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아직 해야할 일이 많다"고 긴축 지지 방침을 확인했다. 그는 "약간의 추가 긴축 정책을 예상하고 이후 올 연말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바킨 총재 역시 별도의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너무 빨리 물러서면 Fed가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하고 더 많은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두 사람은 올해 FOMC 투표권이 없다.

다음날에도 리사 쿡 이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입을 연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향후 Fed의 금리 경로에 대한 추가 힌트를 얻고자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Fed가 5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과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갈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5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을 밟을 가능성을 51%이상 반영하고 있다. 금리 동결 전망은 48.2%다.

투자자들은 SVB 사태 이후 중형 규모 이상의 지역은행을 대상으로 당국의 감독 등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주시하고 있다. 옐린 장관은 이날 SVB, 시그니처은행 파산과 관련해 "이번 사태는 우리에게 미완의 업무를 마무리하는 것이 시급함을 상기시켰다"며 "금융위기 이후 개혁을 마무리하고, 규제 완화가 너무 나간 것은 아닌지 살피고, 최근 충격으로 드러난 규제 균열을 복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임인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금융규제·감독을 "소멸(decimated)"시켰다고 비판도 쏟아냈다. 백악관 또한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자산 규모 1000억달러 이상 지역은행에 대해 유동성 및 자본 비율을 높이고 매년 당국의 심사를 받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4.1%선, 10년물 금리는 3.55%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4%이상 낮은 102.1선을 나타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4%가량 낮은 19선을 기록 중이다. 공포지수는 앞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여파로 3월 중순 30까지 치솟았지만 다시 이전 저점을 회복했다.

국제유가는 이라크 지역의 수출 차질 우려 등으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40달러(1.92%) 오른 배럴당 74.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다음주에는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장관급 회의에 앞서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가 개최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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