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천] "국내 지도자 자존심 지키겠다"...최태웅 감독이 드러낸 진짜 투지

안희수 2023. 3. 30.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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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사진=KOVO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챔피언결정전(챔프전) 1차전에서 패했다. 우승 확률 70.6%를 내줬다. 최태웅 감독은 반격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현대캐피탈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챔프전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1-3(25-20, 23-25, 23-25, 17-25)로 패했다. 1세트는 하늘을 찌를 것 같은 기세를 보여줬지만, 승부처였던 3세트를 내준 뒤 급격히 무너졌다. 내달 1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에서 플레이오프(PO) 승리 기운을 뿜어냈다. 5-5에서 허수봉이 오픈 공격, 7-5에서 최민호가 정지석의 퀵오픈을 블로킹했다. 이 상황에서 이번 '봄 배구'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드러낸 이시우가 연속으로 서브 득점을 해냈다. 

점수 차를 벌린 현대캐피탈은 20점 진입을 앞두고 대한항공의 추격을 허용했지만, 허수봉이 백어택을 성공하며 3점 앞선 채 20점 고지를 밟았다. 허수봉을 이어진 공격에서도 세 차례 오픈 공격을 시도해 결국 득점을 해내는 근성을 보여줬다. 현대캐피탈은 23-20에서 상대 서브 범실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이어진 상황에서도 대한항공 곽승석이 블로킹 네트터치를 범한 덕분에 1세트를 잡았다. 

하지만 2·3세트 박빙 승부에서 밀렸다. 2세트는 대한항공 삼각편대 링컨-곽승석-정지석을 막지 못했다. 21-22에서 정지석의 네트 플레이를 막지 못했고, 한선수에게 서브 에이스를 내줬다. 이후 서브·공격 범실을 범했다. 3세트도 박빙 승부 속에 경기 후반까지 버텼지만, 23-23에서 오레올의 오픈 공격이 상대 미들 블로커(센터) 김규민에게 막히며 리드를 내진 뒤 링컨에게 서브 득점을 허용했다. 4세트는 범실을 쏟아내며 고전했고, 완패했다. 

최태웅 감독은 경기 뒤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PO에서 좋은 페이스가 이어져서, 이길 줄 알았다. 결과까지 따라오지 않았다. 그래도 선수들이 즐기는 모습을 본 것 같아서 다행이다"라고 했다. 

 V리그 남자부는 최근 2년 연속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팀(대한항공)이 우승을 차지했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 2020~21시즌 해냈고, 바통을 이어받은 토미 틸리카이넨 현 감독이 지난 시즌 정상을 이끌었다. 

최태웅 감독은 평소보다 강한 투지 드러냈다. 종종 격양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속 선수가 몸을 날려 살려낸 공이 아웃으로 선언되자, 직접 코트 앞에 선 뒤 심판진을 향해 관련 장면을 설명했다. 2세트 종료 뒤엔 상대 벤치와 신경전을 벌였다.  

최태웅 감독이 속내를 전했다. 그는 "외국인 감독이 또 선임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하늘 아래 두 태양이 뜰 순 없다. 한국에는 한국의 태양이 뜨길 바란다. (외국인 감독 러시 추세 속에) 국내 감독이 심기일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은 시리즈 잘해서 자존심을 지켜보고 싶다"고 차분하지만 단조한 어조로 전했다. 

'명가' 현대캐피탈은 2018~19시즌 이후 4년 만에 챔프전에 올랐다. 최태웅 감독 체제는 이어졌지만, 그동안 리빌딩에 집중했다.

최태웅 감독도 한발 물러서 챔프전을 봤을 때는 의식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이번 챔프전에 돌입하자, 국내 지도자 자존심을 지키고 싶었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어필해 상대 벤치뿐 아니라 심판진과의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했다.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매우 높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통산 4번이나 챔프전 우승을 차지, 3번뿐인 대한항공보다 더 많이 정상에 오른 팀이다. 최 감독은 현대캐피탈의 전성기를 이끈 지도자다. 남자부 챔프전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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