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길 위에서

2023. 3. 3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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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살아가는 길
눈 오고 비 내리고 바람 부는 길
그 길 위에
사람마다 서로 다른
희로애락이 깔려 있다
때로는 꽃길이
때로는 벼랑길이
저마다의 삶 안에 녹아 있다
한겨울 얼어붙은 절벽 길을 걸었던
사람들의 봄날이
더 행복해 보이는 까닭은
절벽을 마주 서 본 사람의 결기가
평생 몸 속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김종해 시집 '서로 사랑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다' 중

우리가 살아가는 길 위에는 꽃길도 있고 벼랑길도 있다. ‘꽃길만 걷자’는 말이 유행이지만 꽃길만 걸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꽃길만 걸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올해로 시력 60년을 맞은 원로시인은 “한겨울 얼어붙은 절벽 길을 걸었던 사람들의 봄날이” 더 행복해 보인다고 말한다. 그들의 몸 속에는 “절벽을 마주 서 본 사람의 결기”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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