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국회 문턱 넘은 ‘K칩스법’...업계 일제히 “환영” [국회 방청석]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3. 3. 30.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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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전략산업 투자시 세액공제 확대 골자
대·중견기업 15%, 중소기업 25% 씩 공제받아
반도체외 이차전지·백신·수소및전기차 등도 혜택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기업이 설비투자를 할 경우 세액 공제 비율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공사가 진행 중인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일대 모습. (연합뉴스)
3월 30일.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이른바 ‘K칩스법’이 비로소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날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위원 231명 중 179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반대는 13명, 기권은 39명이었다. K칩스법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에 기업이 설비투자를 할 경우 세액 공제 비율을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세액공제율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경우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시설투자 세액 공제 25%, 대만의 연구개발비 세액 공제 25% 등과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섰다.

또 올해에 한해 신성장·원천기술, 일반기술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2%포인트(p)에서 6%p까지 상향하고 투자 증가분의 10%를 추가로 공제하는 ‘임시투자 세액공제’ 제도도 포함됐다. 대기업 등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35%에 달하는 투자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것. 아울러 국가전략기술로는 반도체·이차전지·백신 및 디스플레이, 수소와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이동 수단이 명시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1월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 금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현행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의 조특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국회가 지난해 12월 23일 대기업에 대한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6%에서 8%로 높이는 조특법 개정안을 의결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추가 세제 지원 검토 지시 이후 마련된 보완책이다.

애초 민주당은 논의에 소극적이었지만, 반도체 업계와의 간담회와 여야 협상 끝에 민주당은 K칩스법을 정부안대로 수용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이에 세제혜택 범위를 수소와 미래 차 등으로까지 확대키로 한 개정안이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조세특례제한법은 다음 달 초 공포가 예상되며 정부는 관련 부처·업계 등과 협의를 거쳐 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국가전략기술 및 사업화시설을 추가 선정해 후속 시행령·시행규칙의 개정 절차를 조속히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30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개정안 통과에 야당 일각에서는 법안 통과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우리는 무늬만 ‘반도체’일 뿐 국가경쟁력 제고와는 별 상관이 없는 뻐꾸기알을 진짜 정책과 혼동하며 국력을 허비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 법안의 실상은 경제가 어렵고 세수가 모자란 지금 5년간 7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두 반도체 대기업들에게 퍼주는 재벌특혜감세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K-칩스법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관련법에 담긴 중요한 산업·사회 전략이 거의 담기지 않았다”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그린뉴딜, 사회적 뉴딜 성격의 정책이다. 자사주 매입에 대한 과세를 통해 기업 거버넌스를 기존 주주 이해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개편하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업계 “K칩스법, 국회 본회의 통과 환영”
한편, 이날 ‘K칩스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데 대해 경제단체들이 일제히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K칩스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반겼다. 전경련은 “이번 개정안은 신성장·원천기술과 일반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임시투자세액공제를 도입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냉각된 우리 기업들의 투자심리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경제계는 국회와 정부의 경제 활성화 의지에 부응해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서 당면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 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입장문을 통해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투자를 지원하는 법안의 국회통과는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중소제조업의 엔진을 다시 뛰게 하고 첨단산업에 대한 중소기업의 투자를 확대하는 단비가 될 것”이라며 “중소기업계는 적극적인 기술개발과 시설투자를 통해 우리경제의 저성장 위기를 극복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도 “미국과 EU가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과 산업육성 정책을 추진하며 첨단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여야 합의를 통해 이뤄진 이번 입법은 우리 기업의 경쟁 환경을 개선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도체 업계도 환영의 뜻을 표했다. 그간 업계는 반도체가 글로벌 공급망의 무기로 부각되고 투자 유치를 위한 각국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경쟁국 수준으로 세제 혜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신규 설비투자 계획에 대한 투자 결정이 앞당겨질 것”이라며 “패널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는 최근 신규 장비 발주와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학수고대하던 소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회는 “소부장 국산화율(65%)이 높은 디스플레이 특성상 향후 3년간 소부장 66조원의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소부장 기업의 동반성장으로 산업 생태계가 더 튼튼해질 뿐 아니라 향후 3년간 국내에서만 디스플레이산업 생산유발효과 100조원, 수출 70조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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