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위협하는 뇌경색·뇌동맥류, 예방법은?

신은진 기자 2023. 3. 3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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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경색·뇌동맥류 등을 예방하려면 흡연, 폭음, 갑작스러운 혈압 상승 등 위험인자를 피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때 대처하지 못하면 사지마비 등 후유증은 물론,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뇌경색이나 뇌동맥류는 초응급질환이다. 매우 위험한 질환이지만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한다. 골든타임 내 치료하면 예후가 좋다지만, 아무래도 치료보다 좋은 건 예방이다. 뇌경색과 뇌동맥류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비슷한 듯 다른 뇌경색과 뇌동맥류
뇌경색과 뇌동맥류는 모두 뇌졸중의 한 종류이나, 발생 원인과 증상은 다르다. 뇌경색은 혈관이 혈전(피떡)으로 막히는 질환으로, 혈액공급이 차단되면서 뇌세포가 빠르게 괴사한다. 이른바 ‘허혈성 뇌졸중’이다. 서둘러 공급로를 확보해주지 못하면 사망 아니면 편마비와 같은 평생 후유증이 남는다.

뇌동맥류는 혈관의 일부가 꽈리처럼 불룩해지는 질환이다. 방치하면 압력으로 인해 얇은 부위가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 일명 '뇌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과거에는 뇌출혈 환자가 훨씬 많았지만, 지금은 전체 뇌졸중 환자의 60~70%가 뇌경색 환자다. 고령화와 함께 고지혈증, 비만, 심방세동 등 부정맥환자가 증가하면서 뇌경색이 증가세다. 혈전은 심장이나 굵은 동맥 어디서나 생길 수 있다. 혈관에 생긴 노폐물 찌꺼기인 죽종이나 누수된 혈액이 응고돼 혈전이 만들어진다. 또 심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혈전이 혈관을 떠돌아다니다 뇌혈관을 막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골든타임' 생명인 뇌경색- '최대한 빨리' 뇌출혈
뇌경색과 뇌동맥류로 인한 뇌출혈은 원인이 다른 질환이다보니 치료법도 다르다. 뇌경색은 골든타임(발병 후 3시간)이 예후를 결정하지만, 뇌출혈은 골든타임이 따로 없다. 뇌출혈은 무조건 빨리 치료해야 생명을 보장할 수 있다.

뇌경색의 경우, 발병 후 3시간 안에 혈전용해제를 투약하거나 시술을 시행해 혈류를 확보하면 뇌세포를 살릴 수 있다. 물론, 최대한 빨리 대처할수록 예후는 좋다. 뇌경색은 혈관이 막히면서 뇌세포들이 시시각각 죽어가기 때문에 1~2분 차이로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 뇌경색 치료의 기본은 혈전을 녹이는 용해제 투여다. 그러나 모든 뇌경색 환자에게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출혈 가능성이 있는 환자, 최근 큰 수술을 받았다거나 혈소판 수치가 낮아 지혈이 안 되는 환자, 과거 뇌출혈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수축기 혈압이 185 이상일 정도로 혈압관리가 안 되는 환자도 제외된다. 절반 정도의 환자만 혈전용해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혈전용해제 사용이 어려운 환자는 혈관 내 혈전제거술을 사용해 치료한다. 혈전제거술은 카테터를 집어넣어 혈관을 막은 혈전을 빼내는 시술이다. 카테터 끝에 스텐트가 달려있어 이를 펼쳐 혈전을 잡아 끌어낸다. 음압으로 빨아들이는 시술법도 있다. 시간은 30분이면 충분하지만 한 번에 혈전을 제거해야 하므로 정확하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혈전이 제거되면 환자상태는 극적으로 개선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신희섭 교수는 "혈전제거술을 하면, 편마비가 풀려 정상적으로 걷는가 하면 어눌한 발음이 똑똑해지고,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던 눈동자가 생기를 되찾는다"고 밝혔다.
뇌출혈은 골든타임이 없는, 빨리 치료할수록 좋은 질환이다. 운 좋게 출혈량이 많지 않고, 혈액이 응고되면서 출혈이 멈추면 시간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출혈이 심하면 현장에서 사망할 확률이 높고, 응급처치를 받아도 평생 후유증을 남긴다.

뇌출혈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재출혈을 막는 게 제일 중요하다. 동맥류가 다시 터져 2차 출혈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환자의 CT 영상과 뇌압을 참고해 혈관 내 시술을 할 것인지, 머리를 여는 개두술을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혈관 내 시술은 사타구니 동맥으로 카테터를 집어넣어 동맥류까지 진입시킨 뒤 백금 코일로 뇌동맥류를 메우는 시술이다. 시술 시간이 1시간~1시간30분 걸릴 정도로 빠르고, 주변 조직을 건드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뇌압이 높거나 동맥류의 위치에 따라 불가피하게 개두술을 선택하기도 한다.

흡연·폭음, 갑작스런 혈압상승 피해야… 고위험군은 검사 필수
다행히 뇌경색과 뇌동맥류는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두 질환의 예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위험인자인 흡연이나 폭음을 피해야 한다. 혈압을 갑작스레 올리는 무게운동, 숨을 오래 참는 수영, 찜질방 등도 피해야 한다. 야외활동을 할 때는 목도리와 모자를 챙기고,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실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부터 봄이 오는 3월까지 가장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

신희섭 교수는 "뇌경색을 예방하려면, 비만이나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혈관 위해요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운동으로 혈관의 탄력성을 길러주는 생활습관을 갖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뇌동맥류는 이미 발생했더라도 터지지만 않으면, 언제든 대비할 수 있다. 정기검사를 통해 뇌동맥류가 있는지 확인하고, 발견되면 제거하면 된다. 뇌동맥류의 크기는 3㎜부터 30㎜까지 다양한데 최근 의학계에선 뇌동맥류의 크기가 직경 3㎜라도 제거를 권한다. 뇌동맥류 고위험군이라면, 젊더라도 반드시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뇌동맥류 형성에는 흡연, 고혈압, 여성호르몬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력 영향도 있다. 동맥류가 2개 이상인 사람의 직계가족이라면 나이와 상관없이 검사가 권고된다. 고위험군이라면 반드시 정기검사를 받아 동맥류의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편마비, 언어장애, 두통 등 증상 나타나면 즉시 응급실로
예방법을 열심히 실천해도 뇌경색과 뇌동맥류 발생을 완벽히 막을 수는 없다. 다만, 두 질환의 특징을 미리 알아둔다면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다.

신희섭 교수는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편마비 또는 언어장애가 온다"며 "얼굴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균형을 잡지 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뇌동맥류에 의한 뇌출혈은 ‘벼락 두통’이 특징이다"며, "평생 이런 두통이 없다 싶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기에, 이러한 증상이 발생한다면 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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