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4·3 왜곡' 불법 현수막 31일부터 강제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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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제주도 내 지방자치단체 당국에서 제주 4·3사건에 대한 허위 사실을 담은 현수막을 강제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제주 곳곳에 걸린 4·3 왜곡 현수막에 대해 "정당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을 담은 정당 현수막이 아닌, 4·3특별법을 정면으로 위반해 4·3 유족의 명예를 극심하게 훼손하는 불법 현수막"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의해 신속하게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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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특별법 "허위사실 유포 금지" 명시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제주도 내 지방자치단체 당국에서 제주 4·3사건에 대한 허위 사실을 담은 현수막을 강제 철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당 현수막들이 4·3 유족들의 명예를 크게 훼손하는 불법 현수막으로 보고 신속히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30일 강병삼 제주시장과 이종우 서귀포시장은 4·3 왜곡 현수막에 대한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최근 제주 곳곳에 걸린 4·3 왜곡 현수막에 대해 "정당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을 담은 정당 현수막이 아닌, 4·3특별법을 정면으로 위반해 4·3 유족의 명예를 극심하게 훼손하는 불법 현수막"이라며 "적법한 절차에 의해 신속하게 철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의 철거 의지를 믿고, 현수막을 자력으로 훼손하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 달라"는 말을 덧붙였다.
해당 현수막은 지난 21일 우리공화당, 자유당, 자유민주당, 자유통일당 등이 건 것으로, '제주4·3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여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이 현수막은 제75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을 앞둔 4·3평화공원 인근에도 등장해 유족들을 분노케 했다. 이들 정당 등은 현수막 총 80여개를 걸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도 조사에서 파악한 개수는 59개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4·3 왜곡 현수막들을 31일부터 4·3추념식 전날인 다음 달 2일까지 3일에 걸쳐 모두 철거할 예정이다.
제주시장 "법률 검토 마쳤다…정당활동 아냐"강병삼 제주시장은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회의 긴급 현안 질의에서 "내부적인 법률 검토와 외부 고문의 법률 검토를 마쳤다"고 말했다. 제주시의 법률 검토 결과 '정당의 정책은 국민적 이익을 위해 정당이 취하는 방향을 의미하며 정치적 현안은 찬반의 논의 가능성이 있는 내용을 뜻하지만, 해당 현수막 내용은 국가가 정한 제주4·3특별법 정의에 반하는 허위 사실 그 자체이므로 정당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이라고 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현행 4·3특별법은 '누구든지 공공연하게 희생자나 유족을 비방할 목적으로 제주4·3사건의 진상조사 결과 및 제주4·3사건에 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해 희생자, 유족 또는 유족회 등 제주4·3사건 관련 단체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앞서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해당 현수막이 '통상적인 정당 활동에 해당한다'고 말해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제주시는 선관위로부터 '정당법상에 따른 해석일 뿐 그 외 제주4·3특별법 등의 위반 여부에 대해서는 해석 권한이 없다'는 구두 답변을 얻었다. 따라서 시는 해당 현수막은 허위 내용을 적시했기 때문에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옥외광고물법)상 보호받을 수 있는 현수막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옥외광고물법에 따르면 정당은 정당법에 따른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보장되는 정당의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에 대한 내용의 현수막은 수량, 게시 장소의 제한을 받지 않고 설치할 수 있다.
민주당, '비판 현수막' 내걸어 맞대응도한편 4·3 왜곡 현수막이 내걸리자 민주당 의원들은 해당 현수막 위에 '4·3 영령이여, 저들을 용서치 마소서. 진실을 왜곡하는 낡은 색깔론, 그 입 다물라'라는 새로운 현수막을 걸어 대응했다. 또 제주도민인 60대 남성이 현수막 9개를 커터칼로 훼손한 혐의(특수재물손괴)로 입건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연합뉴스에 "4·3희생자 유족이 한 분이라도 덜 봤으면 하는 마음에 현수막을 찢었다"며 "이제 겨우 4·3의 아픈 기억을 치유하려는 때, 나쁜 무리가 날 선 소금 같은 현수막을 걸어 아픈 이들을 조롱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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