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서울모빌리티쇼] '형제' 현대차·기아, 하고 싶은 말은 달랐다

편은지 2023. 3. 3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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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쏘나타' vs 전기차 'EV9' 앞세운 형제
현대차, 인기 모델 및 기술력으로 대규모 전시장 '중무장'
기아, 'EV9'에 초집중… 전동화로 꽉꽉 채웠다
2023서울모빌리티쇼 현대차관에 전시된 '쏘나타 디엣지'(왼쪽)와 기아관에 전시된 'EV9'(오른쪽).ⓒ현대차그룹

한 지붕 아래 사는 두 형제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다른 옷을 걸쳤다. 현대차그룹의 형제격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선보인 전시관 얘기다. 현대차그룹 아래서 전기차 플랫폼을 공유하는 사이이면서도, 대규모 관객이 찾는 전시회에서는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싶은 듯 하다.


30일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3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해 신차와 즐길거리 등으로 구성한 전시공간을 각각 선보였다.


현대차와 기아 전시관의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는 단연 신차다. 현대차는 이날 돌아온 국민세단 '쏘나타 디 엣지' 실차를 공개해 선두에 내세웠고, 기아는 두번째 전용 전기차 'EV9'을 내걸었다.


양사 모두 신차를 공개했지만 형인 현대차는 내연기관차를, 동생 기아는 전기차를 앞세웠다는 점에서 전시 콘셉트가 극명히 갈린다. 현대차의 경우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다양한 차량을 길거리에서 마주할 수 있는 '현재'에, 기아의 경우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된 '미래'에 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집중한 현대차 vs '미래' 그리는 기아

현대차는 이번 2023 모빌리티쇼의 대부분 업체들이 전기차를 앞세운것과는 달리 내연기관 차 대표주자 격인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을 전면에 내세웠다. 9세대 모델 없이 8세대를 마지막으로 '쏘나타'라는 이름이 사라질 예정인만큼 오랜기간 국민세단으로 자리잡아왔던 '쏘나타'에 대한 마지막 예의로 보인다.


쏘나타를 전면에 앞세운 만큼 현대차는 이번 전시에서 내연기관과 전동화 전략을 골고루 섞은 '글로벌 브랜드'의 면모를 드러냈다. 내연기관, 전기차, 전기차 충전 기술, 로보틱스 기술 등을 한 공간에 전시해 글로벌 브랜드로서 현대차의 기술력과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왼쪽부터) 현대차관에 위치한 쏘나타 디 엣지존, 캐스퍼존, 모빌리티하우스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현대차의 전시관은 이번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단일 브랜드 최대 면적으로, 전면에 위치한 '쏘나타 디 엣지'와 함께 8가지 테마공간을 구성해 최대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달리 구분하지 않고 한 공간에서 다양한 라인업과 기술력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의 8가지 전시공간을 보면 ▲ '쏘나타 디 엣지 존' ▲로보틱스와의 미래 일상을 그린 '모빌리티 하우스'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 실차를 공개한 '코나 존' ▲상품성 개선 모델을 전시한 '파비스 존'과 '아반떼 존' ▲아트카로 꾸민 캐스퍼를 만나볼 수 있는 '캐스퍼 존' ▲고성능 전기차의 미래를 선보인 'N 존' ▲콜라보 콘텐츠를 체험하는 '키즈 존' 등이다. 캐스퍼, 아반떼 등 내연기관 테마와 코나, 로보틱스 등 전동화 관련 테마가 공존해있다.


기아 전시관에 위치한 'EV9 라이프스타일존'(왼쪽)과 니로EV가 전시된 '니로 존'(오른쪽).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반면 동생격인 기아는 형이 마지막 쏘나타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동안 전동화 전환에 더욱 힘을 실었다. 올해 가장 주목받는 신차 중 하나인 'EV9의' 실차를 이번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최초로 공개하고, 'EV9을 위한', 'EV9에 의한' 전시공간을 구성해 집중도를 높였다.


EV9 실차 전시 공간 뒤쪽으로 들어가면, EV9 내장재의 핵심인 지속가능한 10가지 필수소재를 설명한 'EV9 라이프 스타일존'이 나온다. EV9 내장재에 어떤 친환경 소재가 적용됐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원재료 이미지를 함께 전시하면서 EV9에 대한 기아의 의지가 한껏 드러난 공간이기도 하다.


기아는 EV9을 비롯한 전시관 내 모든 전시 차량을 전기차로 채우는 과감한 선택도 감행했다. '전동화 탑티어'로 거듭나겠다는 기아의 의지가 여실히 드러나는 공간 구성이다. 아직까지 전기차 라인업이 풍부하지 않은 만큼 EV9을 위한 공간을 꾸리고 남은 면적을 니로 EV, EV6 등으로 채운 것으로 풀이된다.

신차·충전기술 서두른다… 전동화 그리는 미래 전략은 '공통점'

다만, 미래 전동화 전환에 대한 기술력과 라인업 강화에 대한 뜻은 같이했다. 현재는 내연기관을 무시할 수 없더라도 미래 전기차 시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주도할 것이라는 공통된 전략에서다.


현동진 현대차 로보틱스랩장 상무는 “로보틱스랩은 올해 배송 로봇과 전기차 충전 로봇 외에 웨어러블 로봇 및 서비스로봇의 실증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며, 고객의 삶에 로봇이 특별한 것이 아닌 필수적이고 보편적인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현대차가 선보인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은 3~4년 내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 로봇은 충전구 위치, 날씨, 장애물 등 변수가 많은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3D 카메라 기반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한 제어기술이 탑재됐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ACR 상용화를 위해서는 표준이 좀 더 확정돼야 한다"며 "그래도 3~4년 후에는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 역시 이날 전동화 전략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간 '아픈손가락'으로 꼽히던 중국시장에서도 전기차를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송 사장은 "2027년까지 전기차 15개 차종을 내놓기 때문에 다양한 풀라인업에서 다양한 고객층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국 시장은 올해부터 전기차로 제대로 한번 해보려 한다. 가격으로 경쟁하기보다는 상품력으로 경쟁을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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