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서 희미한 섬광” 반도체 바닥론 [3분 미국주식]
마이크론·인텔 7% 상승…韓반도체에 훈풍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하룻밤 사이에 주가를 7% 넘게 끌어올렸다. ‘반도체 바닥론’이 고개를 들면서다. 특히 마이크론의 산자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인공지능(AI)을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의 동력으로 보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 개선을 기대했다. 마이크론의 강세는 한국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마이크론은 30일(한국시간) 마감된 미국 나스닥거래소에서 7.19%(4.26달러) 급등한 63.54달러에 마감됐다. 비록 사상 최악으로 기록됐지만 전망치를 벗어나지 않은 분기 실적을 발표했고,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으로부터 긍정적인 투자의견을 끌어내 주가를 높였다.
마이크론은 지난 29일 나스닥거래소 본장을 마치고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36억9000만 달러, 순손실은 희석 일반회계기준(GAAP) 23억1000만 달러, 비GAAP에서 20억8000만 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희석 주당순손실은 GAAP에서 2.12달러, 비GAAP에서 1.91달러다.
이익을 손실로 전환했던 직전 분기보다 실적은 더 악화됐다. 앞서 1분기 희석 주당순손실은 GAAP에서 0.18달러, 비GAAP에서 0.04달러였다. 하지만 2분기 실적은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전망치와 대체로 부합했다.
메로트라 CEO는 같은 날 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 컨퍼런스콜에서 “어려운 시장 환경에도 예상 범위 안에서 2분기 실적을 확인했다”며 “재고가 개선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수급 균형이 점진적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AI를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의 동력으로 보고 있다. AI와 데이터 중심의 컴퓨팅 아키텍처가 불러올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기회를 잡을 좋은 위치에 있다”며 “반도체 시장은 13년 만에 최악의 침체를 겪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장기 수요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메로트라 CEO는 2025년을 “시장 규모에서 기록적인 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도체 시장이 올해 상반기에 바닥을 찾고 앞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메로트라 CEO의 판단이다.
월스트리트 투자은행들도 마이크론에 대한 긍정적 투자의견으로 메로트라 CEO의 의견에 힘을 실었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는 마이크론에 대해 “터널 끝에서 희미한 섬광을 보기 시작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주가를 75달러로 제시했다.
한국의 코스피시장 개장을 앞두고 마감되는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한국 반도체 시장의 풍향계’로 불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처럼 D램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주력하는 기업인 탓이다. 마이크론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다.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와 3위인 SK하이닉스는 모두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후 2시40분 현재 삼성전자는 0.96%(600원) 오른 6만3300원, SK하이닉스는 2.42%(2100원) 상승한 8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9만원 선을 뚫고 올라갔다.
‘반도체 바닥론’은 뉴욕증시에서 관련주의 강세를 이끌었다. 미국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2.17%,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는 1.62%, 퀄컴은 3.09%, 텍사스인스트루먼츠는 2.00%, 온세미컨덕터는 4.36%씩 상승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27%(99.84포인트) 오른 3157.11에 마감됐다.
인텔은 마이크론의 상승률을 추월했다.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7.61%(2.23달러) 급등한 31.52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이날 온라인 화상회의 형식으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5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에메랄드 래피즈’를 올해 4분기부터 시판하고, 시제품의 경우 이미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또 현재 시험 중인 차세대 ‘시에라 포레스트’를 2024년, 전력 효율에 특화한 차세대 칩 ‘클리어워터 포레스트’를 2025년에 각각 출시할 계획이다.
성장주를 대표하는 반도체주의 강세와 미국‧유럽 은행권 위기의 안정은 위험 자산 선호 심리를 다시 부추겼다. 이로 인해 암호화폐 시장도 살아나기 시작했다. ‘대장화폐’ 비트코인은 2만8000달러 선을 탈환했다.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40분 현재 미국 암호화폐 시총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보다 3.64% 뛴 2만8533달러(약 3711만원)를 가리키고 있다. 같은 시간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시세는 업비트에서 3778만원, 빗썸에서 3774만원이다.
비트코인 가치를 따라 움직이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주가도 덩달아 상승했다. 이날 나스닥거래소에서 3.59%(2.26달러) 오른 65.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손흥민 ‘언팔’하더니 다시…‘김민재 은퇴 파문’의 전말
- ‘넥스트’ 출신 기타리스트 임창수, 베트남서 사망
- 화장실서 다른 남성 수차례 몰카…원주시 공무원 최후
- 바밤바→배뱀배→‘벼볌벼’?…만우절 장난인가 실환가
- 70㎏ 업고, 끝까지 해냈다…‘최강소방관’ 완주한 그녀
- ‘죽은 물’까지 끌어오려나… 극한의 가뭄, 사활 건 호남
- [영상] 출근길 ‘모세의 기적’…호흡곤란 3살배기 살렸다
- ‘도래인’ 삭제한 日 초등 교과서… “한반도 영향 약화”
- 신체 사진 전송한 초등생 딸 혼내던 아빠, 홧김에…
- 유동규 “이재명, 김부선 집 바래다 준 적 있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