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바위 사계가 병풍처럼…라운드 한번으론 아쉽네"

김흥순 2023. 3. 3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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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이야기]②-소노펠리체CC 델피노
설악·금강산 능선 자연 경관 압도
울창한 소나무숲, 산·바다뷰 계절마다 매력
모든 홀 조명 설치로 야간 라운드 가능

강원도 고성군을 대표하는 골프장 소노펠리체 컨트리클럽(CC) 델피노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울산바위'다. 해발 780m에 둘레만 4㎞에 달하는 화강암 봉우리 6개가 병풍처럼 골프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봄기운이 샘솟는 지난 24일, 3월 막바지임에도 암벽 골짜기에는 군데군데 녹지 않은 묵은눈이 남아 있었다. 웅장한 자태에 반한 골퍼들은 클럽하우스에서 라운드를 기다리는 동안 울산바위를 향해 연신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라운드할 수 있는 소노펠리체CC 델피노 전경[사진제공=소노인터내셔널]

"설악의 끝, 금강의 시작"

소노펠리체CC 델피노에서 정면으로 울산바위를 바라볼 때 맨 오른쪽 봉우리가 설악산의 끝자락이다. 뒤편으로는 '일만이천봉'의 첫 봉우리인 신선봉을 품은 금강산 능선이 펼쳐진다. 골프장에서는 이들 영산(靈山)의 정취를 사계절 만끽할 수 있다.

이재찬 소노펠리체CC 델피노 운영 담당임원(상무)은 "계절마다 울산바위의 색다른 풍경을 느낄 수 있어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다"면서 "방문하자마자 보이는 천혜의 풍경에 넋을 잃고 감탄하는 모습을 자주 접한다"고 말했다. 사계 중에서도 단풍이 우거진 가을 정취가 빼어나지만, 폭설이 내린 겨울에도 전국에서 사진 작가들이 몰려들 만큼 골프장이 촬영 명소로 주목받는다.

가장 인기 있는 홀은 단연 인코스 7번(16번홀·파5)이다. 울산바위를 등지고 티샷을 하기 때문에 봉우리를 배경 삼아 스윙하는 장면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남길 수 있어서다. 인접한 인코스 8번(17번홀)도 시그니처 홀로 꼽힌다. 라운드 후반 코스가 대부분 산을 전망으로 하는데, 이곳은 약 10㎞ 떨어진 속초해수욕장의 바다 전망까지 펼쳐지기 때문이다. 골프장 관계자는 "겨울철 첫 티오프 고객들은 날씨가 맑으면 일출을 보며 샷을 할 수 있다"며 "바다와 산의 절경이 공존하는 장소라 인기가 많다"고 소개했다.

골프장 직원과 이용객이 껄끄럽다고 입을 모으는 '악마의 홀'은 인코스 3번(12번홀)이다. 전장 338m 파4로 홀까지 거리가 비교적 짧고 페이웨이가 넓어 부담 없이 장타를 날릴 수 있으나 그린 주변을 벙커가 감싸고 있어 공략하기 까다롭다. 세컨드 샷이 조금만 짧거나 길어도 모래밭에 빠지기에 십상이다. 이 때문에 '양파(더블파)'가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골프장 관계자는 "지난해 엘리트 선수들이 출전한 강원도소년체육대회에서는 기록을 끝까지 측정하기 때문에 이 홀에서 기준 타수보다 8~9개를 더 치며 쩔쩔매는 선수들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소노펠리체CC 델피노의 시그니처홀로 꼽히는 16번홀(왼쪽)과 '악마의 홀'로 불리는 12번홀. 16번홀은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티샷하는 장면을 사진 촬영하기 좋아 이용객들이 선호한다. 12번홀은 그린 주변을 벙커가 둘러싸고 있어 공략이 까다롭다.[사진제공=소노인터내셔널]

"꿈과 행복의 이상향…야경도 일품"

소노펠리체CC 델피노는 국내 최대 호텔·리조트 운영사인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의 골프장 브랜드다. 1998년 9홀 규모의 '대명설악콘도 퍼블릭골프장'으로 개장했다. 속초 바다를 조망으로 하는 오션 코스(현 아웃코스)가 모태다. 이후 2012년 6월 울산바위를 바라보며 라운드하는 마운틴 코스(현 인코스) 9홀을 증설해 총 18홀짜리 대중제 골프장 '델피노CC'로 탈바꿈했다. 2021년 10월에는 골프장 이름을 소노펠리체CC 델피노로 변경하고 코스 명칭도 바꿨다.

소노펠리체는 '꿈·이상향(SONO)'과 '행복·즐거움(FELICE)'을 나타내는 이탈리아어로 "꿈처럼 행복한 삶을 누리는 이상향"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델피노(DEL PINO)'는 '소나무의'를 지칭하는 스페인어다. 이 상무는 "골프장 부지가 원래 소나무 군락지였다"면서 "코스를 조성할 때 자연물을 최대한 보존했다"고 설명했다. 코스 곳곳에 자리한 소나무 수령은 최소 50~60년 이상이다.

지난해 8월에는 야간 라운드가 가능하도록 전체 홀에 걸쳐 120개 이상의 조명을 설치하고 안전을 위해 이동로 곳곳에 울타리도 마련했다. 올해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간 선셋(야간) 라운드를 운영한다. 골프장 관계자는 "야간에도 낮과 같은 밝기로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라이트 조도(照度)를 높였다"며 "다른 골프장에서 야간 라운드를 경험했던 이용객들도 '이곳 야경이 최고'라고 칭찬한다"고 전했다. 경관이 빼어나 최근 유행하는 골프 예능 프로그램에서 장소 섭외 요청도 밀려든다고 한다.

소노펠리체CC 델피노는 호텔과 리조트 등 객실뿐 아니라 워터파크와 온천, 레스토랑, 카페 등 복합 휴양시설이 어우러져 가족 단위 내장객이 많다는 점도 특징이다. 1박 또는 연박 일정으로 가족 구성에 맞는 부대시설을 이용하면서 골프까지 즐기는 것이다. 골프장은 폭설이나 강풍, 시설 보수 등을 제외하고는 연중 문을 연다. 대중제로 운영하기 때문에 홈페이지를 통해 주간 단위로 선착순 접수하는 라운드 일정에 따라 희망하는 날짜와 시간을 예약해야 한다.

이 상무는 "소노펠리체CC 델피노는 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뽐내고 볼거리가 많아 대다수가 하루 라운드만으로는 아쉬워한다"면서 "멀리서 방문하는 이용객들이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추억을 담아갈 수 있도록 코스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성=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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