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기도드리던 손에 차디찬 수갑 채워져”

김아영 2023. 3. 3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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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대구 논공필리핀교회에서 예배 중인 미등록 이주노동자 9명을 경찰이 연행한 사건을 두고 40여개 교계 및 인권단체로 구성된 범기독교연대가 강력히 반발했다.

'대구 논공필리핀교회 예배 유린과 교회 침탈에 저항하는 범기독교연대'는 2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규탄 기도회를 드리고 연행된 이들의 석방과 재발 방지 약속,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한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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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공필리핀교회서 예배 드리던 미등록 이주노동자 연행… 범기독교연대, 강력 반발
“이주노동자 대하는 인식과 폭력에 대해 분노한다”
라프 안젤로 루마바스 논공필리핀교회 목사(왼쪽)가 2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열린 ‘대구 논공필리핀교회 예배 유린과 교회 침탈에 저항하는 범기독교연대’의 규탄 기도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 12일 대구 논공필리핀교회에서 예배 중인 미등록 이주노동자 9명을 경찰이 연행한 사건을 두고 40여개 교계 및 인권단체로 구성된 범기독교연대가 강력히 반발했다. 범기독교연대는 연행된 이들의 석방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부의 차별적 정책 재검토를 주장했다.

‘대구 논공필리핀교회 예배 유린과 교회 침탈에 저항하는 범기독교연대’는 2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규탄 기도회를 드리고 연행된 이들의 석방과 재발 방지 약속,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한 성명을 발표했다. 범기독교연대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이주민선교협의회, 기장 이주민선교협의회,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위원회, 한국이주민선교연합회,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40여개 교계 및 인권단체로 구성됐다.

지난 12일 대구 달성경찰서 소속 경찰들은 논공필리핀교회에 들어가 예배 중인 이주 노동자 9명을 연행했다. 이 교회는 필리핀인 목사가 사역하며 대다수 교인이 필리핀 이주 노동자다. 경찰은 위조등록증 관련 신고를 받고 행한 단속이며 필리핀 목사의 허락을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논공필리핀교회 목사는 허락을 요청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는 위조 등록증이 발견되지 않았다.

박경서 기장 이주민선교협의회장(오른쪽)이 2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대구 논공필리핀교회 예배 유린과 관련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박경서 기장 이주민선교협의회장은 “논공필리핀교회에서 발생한 일은 인권침해 사건을 넘어 교회 공동체의 가치를 무시한 폭력 사건”이라며 “아직도 국가와 사회가 이주노동자들을 대하는 인식과 폭력에 대해 고통스러움과 분노가 일어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주민 관련 쟁점이 활발한 미국에서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박 목사는 “2019년 7월 미국이 미등록 이주민을 대대적으로 단속했을 때 지방정부와 인권단체는 항의 시위와 법률지원 등을 했다”며 “미국교회는 미등록이주민들을 위해 피난처가 되겠다고 선언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미국 국토안보부는 미등록 이주민 단속을 위해 사업장에 급습하는 체포 방식을 중단했고 미등록이주민의 신분을 악용해 노동력을 착취하는 악덕 고용주를 단속했다.

박 목사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일자리는 국내인, 합법적 체류 이주노동자들도 일하지 않으려는 열악한 노동 현장”이라며 “이들을 단속한다고 (국내인을 위한)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 이 같은 일의 원인은 고용허가제 등 제도적으로 미비한 부분과 국내 산업현장의 필요 때문에 만들어진 구조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목사는 “교회들은 이 사건의 책임자 처벌과 이주민들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일하고 생활할 수 있는 제도와 인식 개선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구 논공필리핀교회 예배 유린과 교회 침탈에 저항하는 범기독교연대’ 관계자들이 예배 중에 연행된 이주 노동자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라프 안젤로 루마바스 논공필리핀교회 목사는 “경찰을 보면 이제 두려운 마음이 든다”며 “예배 중에 급습한 경찰은 우리를 존중하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교회의 지지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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