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구단주에 메일 보낸 박동원, 타이거즈 떠났지만 참을 수 없었다

김지수 기자 2023. 3. 30.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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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계속 드니까 용기를 내서 얘기한 것 같다."

LG 트윈스 포수 박동원이 KIA 소속이던 지난해 장 전 단장과 다년 계약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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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계속 드니까 용기를 내서 얘기한 것 같다."

29일 오전부터 KBO리그 관련 뉴스를 도배한 건 개막을 눈앞에 둔 정규시즌 분석이나 전망이 아닌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의 리베이트 요구 파문이었다. LG 트윈스 포수 박동원이 KIA 소속이던 지난해 장 전 단장과 다년 계약 협상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졌다.

장 전 단장은 KIA에 서면으로 소명 자료를 제출하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구단의 대처는 단호했다. 징계위원회를 열고 최고 수위 징계인 해임을 결정했다. 

KIA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장정석 단장의 품위 손상 행위에 대해 KIA 타이거즈 팬 여러분은 물론, 프로야구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팬 여러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동원은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던 지난해 4월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이적했다. 박동원은 2022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하는 상황이었지만 포수 보강이 시급했던 KIA는 현금 10억 원과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태진, 2023 신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박동원을 영입했다. 

KIA는 박동원을 데려온 뒤 곧바로 다년 계약을 추진했다. 박동원이 팀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한 데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적지 않은 투자를 단행한 상황에서 당연한 수순이지만 박동원의 KIA 잔류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동원은 2022 시즌 종료 후 FA 권리를 행사한 뒤 4년 총액 65억 원에 LG 트윈스로 둥지를 옮겼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계약 조건의 차이로 박동원이 KIA가 아닌 LG를 선택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박동원은 지난해 8월 원정 기간 중 장 전 단장과 다년 계약 협상 과정에서 뒷돈 요구를 받았고 이 대화를 녹취했다. 박동원은 고민 끝에 최근 KIA 구단주실에 이메일로 해당 내용을 제보했고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에도 알렸다.

장동철 선수협 사무총장은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박동원이 3월 초에 구단주실에 민원을 보냈다. 모기업 회장에게 하루에도 수많은 민원이 올라가기 때문에 아무래도 KIA 구단에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선수가 며칠 동안 회신을 받지 못하니까 선수협에 지원을 요청했고 KIA 구단주실에 내 신분을 밝힌 뒤 박동원의 민원 내용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준영 KIA 구단 대표이사께서 이후 제게 연락을 주셨고 조사가 이뤄졌다. 있는 사실을 그대로 파악해서 공식적으로 발표하겠다고 하셨는데 굉장히 빠르고 적극적으로 처리하셨다"고 강조했다.  

박동원은 LG 이적 후에도 자신이 뒷돈을 요구받은 내용을 세상에 알리는 문제를 두고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LG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귀국한 뒤 결심을 굳혔고 행동으로 옮겼다.

장 사무총장은 "박동원은 스프링캠프 출발 전부터 많은 고민을 했고 미국 훈련 기간 중에도 마찬가지였다. 지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고 앞으로 이런 사례가 또다시 생기면 안 된다는 취지에서 용기를 냈다"며 "KIA가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구단인데 자기는 다른 팀으로 떠났지만 안타까운 심정에서 KIA 구단주께 메일을 보낸 것으로 보시면 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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