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드업’ K-로봇...코로나19·전쟁이 로봇 시대 앞당겼다
260%.
2021년 코스닥에 상장한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올해 수익률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내 연구소인 휴보랩에서 2011년 분사한 회사다. 국내 최초 인간형 이족 보행 로봇 ‘휴보’를 개발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가 급등한 것은 삼성전자가 투자하면서다. 1월과 3월 두 번에 걸쳐 지분을 사들여 15% 가까이 늘렸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며 주가가 연일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이렇다 할 M&A가 없었다.
펀드 시장에서도 ‘로봇’이 화두다. 코덱스(KODEX) K-로봇액티브 ETF는 최근 3개월간 32% 넘는 수익을 냈다. 전체 액티브 ETF 가운데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92.6%)을 압도한다. 이 ETF는 레인보우로보틱스, LG전자, 삼성전자, 네이버 등을 담았다.
‘신기한’ 기술에서 현실 기술로 인식
특히 로봇 가격 하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로봇 개(4족 보행 로봇)의 선두 주자인 보스턴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스팟’은 2019년 7만5000달러였다. 워낙 높은 가격 때문에 사실상 로봇 생태계가 확산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MWC 2023에 전시한 4족 보행 로봇은 비슷한 기능에도 평균 가격이 60분의 1로 떨어진 1200달러 수준이다. 중국 로봇 전문 제조 업체 ‘유니트리로보틱스’뿐 아니라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대거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로봇 기업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참여하면 가격이 떨어지고 공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로봇 확산과 함께 관련 생태계가 빠르게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도 로봇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로봇이 실전에 배치되며 그저 ‘신기한’ 기술이 아닌, 실용성을 갖췄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는 평가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2호 (2023.03.29~2023.04.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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