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공소장에 혐의 15쪽 추가… "무자본 민간업자에 배당이익"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과 관련, 배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무자본·무자력의 김만배 등 민간업자들이 3억5000만원 출자금 납입만으로 수천억원 대로 예상되던 나머지 배당가능이익을 전부 가져가도록 했다”고 적시했다. 이 대표의 범죄혐의 일체가 적힌 공소장은 앞서 공개된 구속영장 청구서에 비해 대장동 사업 초반, 성남시가 특정 민간업자를 밀어준 정황 등이 보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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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혐의 보강… 사업 초기부터 '민간업자 밀어주기' 의혹 제기돼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은 A4용지 169쪽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16일 작성된 구속영장 청구서와 비교하면 이 대표의 범죄 혐의 서술이 15쪽 추가된 것이다. 검찰은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 사업자를 선정했던 2015년 당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 특정 민간업자 일당이 이미 내정된 정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2015년 5월 29일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민간업자 측이 초안을 작성해 이들에게 유리한 사업협약서를 승인하기 위한 이사회를 열었다. 하지만, 사전 자료가 제공되지 않고 당일에 협약서안이 배포돼 사외이사들의 실질적 사전 검토가 배제됐다고 한다. 이에 이사회 의장이 "수천억 원이 왔다갔다 하는 사안인데, 이렇게 하는 것은 이사회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외이사도 '민간사업자에게 부당한 이익이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여부'를 문제 제기했으나, 결국 실질적 심사 없이 형식적 가결됐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 대표가 민간업자 일당에 개발 이익을 몰아주는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검찰은 이 대표가 '공영개발' 방식이라며 민간이 거액의 이익을 취하는 것을 함구했다고도 밝혔다. 검찰은 "이 대표가 SNS에 '공영개발'로 대장동 사업을 진행해 수천억원 대 개발이익을 환수하고 1공단 공원화를 달성하게 됐다고 홍보했다"면서 "마치 공공주도 사업인 것처럼 표현하는 한편, 민간이 어떤 이익을 가져가는지에 대한 민관 사이에 수익배분 구조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했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자주재원 1조원 마련'이라는 공약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했다고 적시했다. 구체적으로 “공익적·정책적 대안을 포기 및 희생시켰다"면서 1공단 사업비 전가를 포기해 택지 및 주택 분양가 인하 유도가 되지 않았고, 장기간 거주했던 토지주의 권익 및 공공·민영 임대아파트 확보 등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검찰은 민간업자 일당이 사업계획서 핵심 사항인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사업자금으로 9000억 원을 조달할 예정으로, 3400억원은 PF대출로 조달하고, 주주(화천대유) 차입금으로 5600억원을 무이자로 조달하겠다"며 능력을 벗어난 비현실적인 계획을 내고도 사업자로 선정된 점도 공소장에 담았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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