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실장에 조태용…"발로 뛰는 주미대사, 자타공인 북핵통"

박현주 2023. 3. 29.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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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신임 국가안보실장에 조태용 주미대사가 내정됐다. 불과 한 달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수장이 교체되는 만큼, 미국 내 네트워크가 워낙 탄탄하고 북핵 문제 등 현안에 정통한 조 대사가 후임으로 낙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이 2020년 6월 중앙일보와 인터뷰하는 모습. 임현동 기자.


지난해 6월 주미대사로 부임한 조 실장은 자타공인 '미국통', '북핵통'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부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글로벌비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외교·안보 공약 전반을 짜고 대외 일정을 관리했다.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서울에서 비공개 만찬을 했을 때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유일하게 배석했던 사람도 조 실장이다.

조 실장은 약 10개월동안 주미대사직을 수행하면서 "직접 발로 뛰는 대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주미한국대사관 홈페이지의 '공관장 활동사항'에 따르면 조 대사가 부임 후 소화한 면담, 세미나 참석, 오·만찬 등 공식 일정은 141건에 달한다. 조 실장은 지난 27일부터 시작된 외교부 재외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현재 서울에 머무르는 상태인데, 귀국 전인 지난 20일에도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통해 다음달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비롯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협상, 반도체과학법 등 현안을 논의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서울 도곡동에서 당선인 신분으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비공개 만찬을 가졌을 때 배석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윤 대통령 측 제공.


지난해 8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 이후 한국산 전기차에 차별적인 조항이 담겨있다는 지적이 일자, 조 실장은 직접 미 정부와 의회, 지방을 돌며 한국의 입장을 설득했다고 한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지난해 10월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이 IRA의 보조금 관련 조항을 유예하는 법안을 발의한 데에도 조 실장의 공이 컸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주미대사 부임 전부터 주변에 "미국 의회는 물론이고 미국 전역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실무진이 접하기 힘든 인사를 대사가 직접 만나고, 어려운 문제도 직접 대사가 나서서 해결할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한다. 또한 "주미대사가 되더라도 미국에 동화되기 보다는 한국의 국익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도 강조했다고 한다. 전직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조 실장과 관련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데다 합리적 사고와 순발력을 지닌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대통령실에서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에게 당시 주미 대사에게 주미대사 신임장을 수여하는 모습.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조 실장은 북핵 관련 전문성도 갖췄다는 평가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역임하며 과거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맡았다. 북한이 지난 1년동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10차례에 걸쳐 쏘는 등 전례 없는 수위로 핵 위협을 높여가는 가운데 한‧미 북핵 공조를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조 실장은 지난달 주미대사로서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난 간담회에서 "한·미는 북한의 전례없는 도발 국면에 빈틈없는 공조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며 "북한의 날 선 반응은 한·미 양국의 노력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조 실장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시절에도 "'주인 의식'을 갖고 북핵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조 실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하며 오바마 행정부 인사들과 직접 긴밀히 손발을 맞춘 경험도 있다. 당시 국무부 부장관이었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도 카운터파트로 협력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외교‧안보 주요 인사들이 대부분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현재 요직을 맡고 있기 때문에, 조 실장의 주미대사 경력까지 더하면 국가안보실장으로서 대미 외교를 펼치기엔 여러모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조 실장은 자신의 친정과도 같은 외교부에서도 "온화한 리더십"으로 정평이 나있다. 직원들에게 믿고 업무를 맡기는 스타일로 "전문은 항상 스스로 본 대로 쓰라"고 강조하곤 했다고 한다. 의전장, 의전비서관을 거쳐 의전 감각도 있기 때문에 12년만의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준비하기에도 적임이라는 평가다.

■ 조태용 신임 국가안보실장은

「 △1956년 서울 출생 △경기고 △서울대 정치학과 △외무고시 14회 △외교통상부 북미국 북미1과장 △외교통상부 북미국 북미2심의관 △외교통상부 북핵 태스트포스팀장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주아일랜드대사 △주호주대사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외교부 제1차관 △국가안보실 제1차장 △제21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주미대사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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