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부부들, ‘7주의 기적’ 경험

최경식 2023. 3. 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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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지코스 참관기
부부만의 주제별 대화 시간 가지며
자율적으로 관계 회복 도모
비기독인들 부담없이 참여
전도 효과 유발
메리지코스는 기독교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부부의 건강한 관계 형성을 도모하고 있다. 메리지코스 제공


현 시대 부부들은 위기에 처해있다. 정서적 교류의 제한과 감정 억제 등 보수적인 환경 속에서 부부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녹록지 않은 상황 가운데 기존과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프로그램이 있다. 부부 두 사람만이 주인공이 돼 주도적으로 부부 관계 회복을 도모하는 메리지코스 ‘7주의 기적’이 그것이다.

29일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 부부들의 이혼 건수는 연간 10만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이혼 건수가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평가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에 이혼 건수도 전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이혼을 하지 않았더라도 부부의 절반 가까이가 1시간 이상 대화를 하지 않거나 성생활 부재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의 부부 시대에 교계에선 알파코리아(구동휘 대표)의 메리지코스가 또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메리지코스는 기독교적 가치관을 바탕으로 부부의 건강한 관계 형성을 도모하는 일종의 부부학교다. 기자는 지난 달에 온라인으로 진행된 메리지코스를 참관했다. 이전부터 부부 관계 개선과 관련한 프로그램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직접 본 메리지코스는 기존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되는 특징이 있었다. 타인이 이끌어가는 일방향적이고 이론적인 것이 아닌 부부가 자율적이고 실천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나가는 것이다.

대부분 30대들로 구성된 9쌍의 부부들은 7주간 한 자리에 모여 특정 주제를 놓고 ‘둘 만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대화 주제는 매주 달랐다. 첫째주는 ‘친밀감 높이기’ 둘째주는 ‘대화와 소통의 기술’ 셋째주는 ‘갈등 해결하기’ 넷째주는 ‘용서의 힘’ 다섯째주는 ‘원가족의 영향’ 여섯째주는 ‘행복한 성생활’ 일곱째주는 ‘행동하는 사랑’이었다. 해당 주제와 관련해 각자의 생각들을 진솔하게 나누면서 어느새 부부의 친밀도는 크게 높아져 있었다. 대화의 시간 후엔 부부들이 ‘데이트’라는 과제도 수행했다. 부부들은 저마다 신중하게 선정한 특정 장소에 가서 오랜만에 둘 만의 데이트를 즐겼다. 7주의 과정동안 메리지코스라는 무대 위엔 온전히 부부 두 사람만이 주인공 역할을 했다.

정재훈 이지현 부부. 영상 캡처


과정이 모두 끝난 후 참가 부부들은 ‘7주의 기적’과 관련한 소회를 밝혔다. 16년차 부부인 이재국 나지혜 부부는 메리지코스를 통해 새로운 부부 관계를 정립할 수 있었다. 이재국(38)씨는 “나름 부부 관계가 좋다라고 생각했는데 과정을 밟다보니 결코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바쁜 일상에 치여 둘 만의 시간을 가진 적이 별로 없었다”며 “과정을 수료함으로써 부부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고, 앞으로는 가정에서 이전과 다른 삶을 가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혼 1년차 신혼인 정재훈 이지현 부부(사진)도 마찬가지다. 정재훈(37)씨는 “그동안 두 사람이 살아온 배경이 너무 달라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대화와 소통의 기술, 갈등 해결하기 과정을 성실히 이수하면서 부부 간 어떻게 문제를 풀어나가고 사랑을 표현하는지를 알게 됐다”며 “메리지코스에서 익힌 바를 잊지 않고 앞으로의 삶에 지속적으로 적용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기독교적 가치관에 기반한 메리지코스 과정은 비단 기독교인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비기독교인들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만큼 ‘전도’의 효과도 발생하는 장점이 있다. 구동휘 대표는 “부부관계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비기독교인들도 거부감 없이 경험할 수 있다”며 “비기독교인들이 메리지코스를 경험한 후 기독교와 교회에 큰 호감을 갖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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