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가담자가 다시 축구계로? '우리는 축구 가족'에만 충실했던 사면 결정

조효종 기자 2023. 3. 2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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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기습적으로 축구인 100명을 사면했다.

28일 협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사회를 열고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에 대한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사면의 이유로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자축', '축구계 화합과 새 출발'을 내세웠다.

"충분히 반성한 축구인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것이 협회가 밝힌 공식적인 사면 취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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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이사회.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기습적으로 축구인 100명을 사면했다.


28일 협회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사회를 열고 징계 중인 축구인 100명에 대한 사면 조치를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협회 공정위원회를 거친 안건이 이사회에서 추인되면서 사면이 전격 결정됐다.


협회의 사면 조치는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사면 대상에는 각종 비위 행위로 징계 처분을 받은 전현직 선수, 지도자, 심판, 단체 임원 등이 포함됐다. 2011년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선수 48명도 이번 사면을 통해 징계에서 벗어났다. 한국 축구를 위기로 몰아넣은 인물들이 면죄부를 얻은 것이다.


협회는 사면의 이유로 '월드컵 10회 연속 진출과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자축', '축구계 화합과 새 출발'을 내세웠다. 선수단, 스태프들의 노력과 열정, 팬들의 열렬한 응원으로 이룩한 영광을 아무 관련 없는 이들의 사면과 연계하면서 성과에 먹칠을 했다.


발표 시점도 지적받고 있다. 협회는 28일 오후 7시경 사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국가대표 친선경기가 열리기 약 한 시간 전이었다. 사면 소식이 전해진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루과이전 선발 명단이 공개됐다. A매치 이슈로 파장을 줄이기 위한 시도라는 의심을 받을 만한 시점이었다.


사면 조치만으로 이들이 곧장 지도자나 선수로 복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대한체육회의 유권해석 절차가 남아있다. 하지만, 제명, 자격정지 징계를 통해 공식적으로 축구계에서 격리됐던 이들이 복귀할 가능성이 생긴 건 사실이다. "충분히 반성한 축구인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부여하겠다"는 것이 협회가 밝힌 공식적인 사면 취지이기도 하다. 사면 명단도 별도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을 보고 '충분한 반성' 여부를 확인했는지 알 길은 없다.


KFA 홈페이지에는 '축구인 헌장' 10가지 항목이 게재돼 있다. '승리를 위하여 최선을 다한다', '축구에 해가 되는 부정과 부패, 차별과 폭력을 배격한다', '축구의 명예를 위해 헌신한 이들을 드높인다' 등 기본적인 내용들이다. 이번 사면은 기본 중의 기본인 축구인 헌장 항목 대부분에 위배되는 결정이었다. 충실히 지켜진 건 오로지 아홉 번째 항목 '우리는 축구 가족이다. 서로 돕고 산다'뿐이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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