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서도 '걷기의 즐거움' 누리기 위해

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2023. 3. 2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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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평소에도 걷기를 즐긴다.

운동 목적도 있지만 정신적으로도 재충전이 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걷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인류는 진보할 수 있었지만, 한 인간의 일생을 보면 노화와 질병 등으로 걷는다는 자연스러운 행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

신체적으로 건강할 수 있기 위해서, 또 걷기를 통해 사색의 즐거움을 계속하기 위해서도 발과 발목을 잘 살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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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62)
잘 걷는다는 건 건강·활력의 척도
몸 떠받드는 발, 중요성 잊지 말길
이상 증상 땐 족부전문의 찾아야
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필자는 평소에도 걷기를 즐긴다. 운동 목적도 있지만 정신적으로도 재충전이 되고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걷기를 좋아했던 철학자로는 루소가 유명하다고 한다. 18세기 프랑스 철학자로 '사회계약론'을 통해 프랑스 대혁명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진 사람이다. 이 철학자의 유명한 산문집이 '고독한 산책자의 명상'이다. 그 산문시 중 "나는 걸을 때에만 사색을 할 수 있다. 걸음이 멈추면 생각도 멈춘다. 내 두발이 움직여야 내 머리가 움직인다"라는 구절이 있다. 그는 고향인 제네바를 떠나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까지 갔을 정도로 걷는 행위의 즐거움을 추구했던 사람이다.

걷는다는 행동은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직립이족보행을 하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 두 발로 걷을 수 있게 되면서 인간의 손은 땅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인간은 비로소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자신보다 큰 동물을 사냥하게 되면서 무리를 지어 지식과 지혜를 보존할 수 있게 된다.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가 나타나기 위한 전제이자 필요조건이 호모에렉투스(직립 인간)였던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걸을 수 있게 되면서 발은 원치 않았던 질병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숙명을 맞이했다. 몸무게를 네 발이 아닌 두 발로만 버텨내야 하고, 걸을 때는 체중의 3배, 뛸 때는 7배 정도의 무게를 발과 발목이 버텨내야 한다. 그중 60%의 무게가 엄지발가락에 쏠리게 된다. 인간은 특이하게도 발바닥이 휘어있는 형태를 띠고, 이 아치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무너지는 경향을 보인다. 사람의 몸 전체 면적의 2%밖에 안되는 발바닥이 나머지 98%를 지탱하고 있다.

또 '발'은 일반의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 인체는 약 206개의 뼈로 구성돼 있는데, 발에만 52개의 뼈가 있어 몸 전체 뼈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또한 66개의 관절, 128개의 근육, 112개의 인대, 근막 등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기관이다. 복잡하기 때문에 탈이 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걷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인류는 진보할 수 있었지만, 한 인간의 일생을 보면 노화와 질병 등으로 걷는다는 자연스러운 행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렇기에 발이 보내는 신호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엄지발가락이 휘거나 고통이 나타날 때는 무지외반증을, 새끼발가락은 소건막류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발바닥의 통증은 증상의 부위 등에 따라 다르지만 지간신경종과 족저근막염이 나타날 수 있고, 발목의 경우 발목인대 파열이나 발목연골손상, 발목관절염과 같은 질환에 노출돼 있다. 평발과 요족과 같이 발바닥의 아치로 인한 질병도 흔하다.

당장 발과 발목의 문제로 인해 어찌 보면 가장 단순한 걷는다는 행동에 제약이 생기면 삶의 질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신체적으로 건강할 수 있기 위해서, 또 걷기를 통해 사색의 즐거움을 계속하기 위해서도 발과 발목을 잘 살펴야한다. 발에 이상이 생기면 정형외과 족부전문의를 찾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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