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카카오도 겁내는 과방위 책사들

김준영, 강보현, 최민지, 위문희, 윤지원, 장진영 2023. 3. 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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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1948년 초대 국회 당시 문교사회위원회로 출범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문교공보위(박정희 정부)→문화관광위(김대중 정부)→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이명박 정부)→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박근혜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 때 지금 이름이 됐다. 과방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하 70개 공공기관, 그리고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맡는다. 과방위 의원 보좌진을 알아본다.

메시지 잘 쓰기로 정치권서 유명


나연준 보좌관
나연준 보좌관(4급·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실)

나연준(42) 보좌관은 뉴스 헤드라인으로 뽑기 좋은 메시지 잘 쓰기로 정치권에서 유명하다. 지금은 보수 진영, 그것도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권 의원과 일하지만, 중앙대 재학 시절부터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20대를 보냈다. 석사학위를 받고 고향 광주에서 시간강사로 일했던 그는 보수 성향 단체에 들어가 진보 진영을 비판하는 글을 썼다. 그의 글은 정치권에서 화제가 됐고, 2021년 9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다. 대선을 거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의 메시지 작성을 도왔다. 활약을 눈여겨본 권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자 그를 보좌관으로 영입했다. 국회 경력 없던 그의 4급 보좌관 발탁은 큰 화제였다. 그는 “국회엔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고, 야성 있는 스피커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법에 관심


이수남 보좌관
이수남 보좌관(4급·민주당 정필모 의원실)

이수남(47) 보좌관은 아주대 기계산업공학부를 졸업했다. 학생 시절 전공보다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정치권에서 일하던 친구와 연이 닿아 여의도 생활을 시작했다. 17대 국회부터 17년간 다양한 상임위를 거쳤다. 과방위는 올해로 3년째 담당한다. 2018년 아현동 KT지사 화재를 계기로 재난 발생 때 통신장애 최소화와 재발 방지를 위한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에 기여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법 개선에 관심이 많다. KBS·MBC·EBS 이사회를 21명까지 확대하고, 사장 후보를 국민추천위가 추천하게 하는 내용으로 입법을 추진 중이다. 그는 “보좌진은 항상 귀를 열어놓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의원이 어느 속도로,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알 수 있다”며 “A부터 C로는 부족하다. A부터 Z까지 대응 플랜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 갑질 방지법’ 등 입법에 기여


장세형 보좌관
장세형 보좌관(4급·민주당 조승래 의원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장세형(39) 보좌관은 2014년 인턴으로 국회에 들어왔다. 모든 보좌진 직급을 차례로 밟고 10년째 국회를 지키고 있다. 그는 “사소한 일도 의미 있게 생각하며 일하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과방위 민주당 간사다. 자연스럽게 ‘구글 갑질 방지법’ 등 사회적 관심사의 입법화를 주로 그가 맡고 있다. 아무리 국회라도 여론의 뒷받침이 없으면 법을 만들기 어렵다. 오랜 시간 공들인 ‘카카오 먹통 방지법’도 지난해 10월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에야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그는 “실생활에 필요한 걸 찾고, 그걸 제도적으로 어떻게 풀지 고민하는 게 국회 보좌진 역할”이라고 말했다. 개별법이 있는 MBC·EBS처럼 KBS만을 규율하는 ‘KBS법’을 만드는 게 현 관심사다.


‘나는 국대다’ 토론 배틀 16강 출신


윤희진 선임비서관
윤희진 선임비서관(5급·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실)

윤희진(31) 선임비서관은 원래 공무원(법무부 교정본부 주무관)이었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적폐 청산의 미명 아래 각 부처와 기관이 권력 남용을 자행하는 것을 보며 안 되겠다 싶어” 진로를 바꿨다. 2019년 11월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 인턴으로 보좌진에 입문했다. 2021년 6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의 ‘나는 국대다’ 토론 서바이벌에 참가해 16강에 진출했다. 2021년 11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캠프 메시지팀에 파견됐다가 권 의원을 만났다. 그는 권 의원을 도와 여성가족부 폐지 등이 담긴 정부조직법 개정안 마련에 참여했다. 또 ‘상호주의 공정선거법’(공직선거법 개정안) 발의에도 관여했다. 그는 “보좌진이란 정권 교체든, 입법 활동이든 뚜렷하게 하고자 하는 일이 있는 사람에겐 보람 있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글=김준영·강보현·최민지·위문희·윤지원 기자, 사진 장진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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