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기술 도용’ 논란 장기화...벤처업계선 ‘롯데 기피’ 현상 [재계 TALK TALK]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3. 3. 28.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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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신사업 육성을 위해 야심 차게 설립한 롯데헬스케어가 스타트업 ‘알고케어’와 기술 아이디어 도용 논란에 휘말린 가운데, 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벤처업계에서 롯데그룹 평판 훼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 간 기술분쟁조정부가 구성됐다. 기술분쟁조정은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분쟁조정위원회가 사실관계 등을 독립적으로 조사한 뒤 당사자 간 분쟁 해결을 돕는 제도다.

두 회사 간 기술 도용 논란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 행사인 ‘CES 2023’에서 빚어졌다. 당시 알고케어와 롯데헬스케어가 서로 유사한 기술을 기반으로 ‘맞춤형 영양제 분배기’를 동시에 선보인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맞춤형 영양제 분배기는 개인이 여러 약을 정기적으로 복용할 수 있도록 기기가 적정량을 제공해주는 게 특징이다. 알고케어는 “롯데헬스케어와 롯데지주가 투자와 사업 목적으로 접근한 뒤, 알고케어의 사업 아이디어(영양제 분배기)를 그대로 베껴 제품을 개발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반면, 롯데헬스케어는 “영양제 디스펜서는 해외에서는 일반적인 제품으로 신사업 검토 시점부터 아이디어를 갖고 있던 사업”이라고 반박한다.

분쟁이 장기화하면서 벤처업계에서 롯데그룹 평판 훼손이 심각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롯데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력적 생태계 조성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사이에서는 협력 제안을 하는 기업 중 조심해야 할 기업으로 자주 입길에 오르내리는 곳이 있는데, 롯데가 이런 기피 현상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촌평했다. 이훈기 롯데헬스케어 대표의 향후 입지도 좁아질 것이라는 게 재계 시각이다. 그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이자 ‘호남석화’ 출신으로 그룹 안팎에서는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던 인물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2호 (2023.03.29~2023.04.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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