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약으로 ADHD·자폐까지 치료'…뉴아인의 기술패권 [고영욱의 스타트업 나우]

고영욱 입력 2023. 3.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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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고영욱 기자]

“간단히 설명 드리면 피부 세포나 각막 신경 등은 손상을 입었을 때 자기가 회복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영양 물질들을 내보내고요. 그때 세포가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전위차가 생겨요. 아주 미세한 전기가 움직이는 일들이 생기고요. 이때 외부에서 특정 전기 주파수라든지 세기를 주면 훨씬 더 빠르게 재생할 수 있습니다.”

김도형 뉴아인 대표는 전자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한마디로 전기 자극으로 병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심장을 계속 뛰게 해주는 심장박동조율기(페이스 메이커)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국내에선 아직 전자약이라는 개념이 생소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새로운 의료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전기장을 이용한 암 치료기술을 개발 중인 이스라엘 기업 노보큐어(Novo cure)가 대표적이다. 현재 나스닥에서 시가총액 8조원 대를 기록하고 있다.

스타트업 뉴아인(Nueyne)은 국내 전자약 분야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기록하고 있는 기업이다. 한양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의공학 석박사를 마친 김도형 대표가 2017년 설립했다. 설립 첫해 글로벌 제약사인 존슨앤드존슨이 서울시와 공동주최한 퀵파이어챌린지에서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현재까지 누적 투자유치금액만 200억원에 이른다.

최근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기기로 미국 FDA 시판 전 허가(510k)를 받았고, 자폐증 치료기기 임상에도 돌입했다. 이에 앞서 개발한 편두통 치료기기는 지난해 말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편두통은 뇌혈관 확장으로 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통증인데, 미세한 전류로 세로토닌을 분비시켜 뇌혈관 확장을 막는 원리다. 이 역시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김 대표는 “ADHD 치료기기의 경우 미국의 뉴로시그마가 먼저 개발했지만 뉴아인 역시 같은 기술을 이미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신속하게 동등성을 획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뉴아인은 한 발 더 나아가 자폐 신드롬 아이들에 탐색임상을 하고 있다”며 “수면중 전두엽을 강화해 자기 조절능력을 높이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뉴아인의 경쟁상대는 전자약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이다. 국내에서는 경두개 직류자극(tDCS)으로 우울증을 치료하는 와이브레인, 마그네틱 방식을 사용하는 리메드 정도를 꼽았다. 김 대표는 “학계에서 해외 그룹들과 계속 연구하다가 나왔기 때문에 세계적인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다”며 “뉴아인처럼 강력한 파이프라인을 움직이는 회사는 실리콘 밸리에도 없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다. 우리를 빠르게 쫓아올 순 있어도 앞서 갈 순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것도 이런 기술적 우위에 대한 확신에서였다. 의공학 중에서도 뇌공학을 전공한 그는 뇌과학 권위자인 메이요(Mayo)클리닉 켄달 리 교수, 장동표 교수와 공동연구를 했다. 특히 뇌졸중 환자의 재활을 연구하면서 전자약의 가능성을 봤다. 기존 약으로는 치료되지 않는 병을 물리적 자극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걸 눈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 뒤로 다양한 질환에 대한 치료 매커니즘과 안정성 확보에 대한 연구를 거듭했다.

현재 뉴아인의 파이프라인은 총 8개로 국내 전자약 기업 가운데 가장 많다.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기기 외에도 암 치료기기도 개발 중이다. 김 대표는 "특히 암 치료 기술은 이스라엘의 노보큐어에 이어 두 번째로 갖고 있다며 뉴아인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암세포가 자기 스스로 분열할 때 사용되는 단백질들이 전기에 굉장히 예민하다”며 “외부에서 특정 주파수로 전기 자극을 주면 암세포가 하는 행동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제대로 붙지를 못하고 그대로 죽어버리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서 “직접 연구한 결과 정상세포는 죽지 않고 암세포만 사멸하는데 결과만 있고 이유는 밝혀내지 못했다. 해외에서도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 저희 가설은 쉽게 말해 암세포가 먹는 소금물이 조금 다르다. 예를 들어 포타슘을 더 많이 먹는다든지 전기적으로 다른 특성이 있다. 이런 것들에 대한 기초연구도 같이 하고 있다. 우선 폐암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다보니 직원들도 공부를 많이 한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이다보니 인재채용이 가장 어렵다”면서 “그래도 좋은 기업에 다니던 석박사들을 소위 많이 꼬셨다”고 했다. 그 때 한 말이 “전자약이라고 하는 미래 의료기술을 많이 배울 수 있고, 제품화해서 사람을 살 릴 수 있는 것을 한다”는 것이다. 지금도 채용할 때 중점을 두고 보는 것도 자발적으로 공부하려는 의지와 사람을 살리는 일에 동참하려는 동기다. 뉴아인의 직원수는 현재 35명이다.

김 대표의 성격은 가치 있는 것을 열성적으로 추구하는 INFP다. 그가 뉴아인의 통해 만들고 싶은 세상은 건강 수명까지 약을 사용하지 않는 사회다. 예방 의료기기를 통해 의료비로 지출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싶다는 비전이다. 그는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우선 창업하려는 분야의 스타트업이나 기업에 들어가서 경험을 쌓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다음 창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고영욱기자 yyk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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