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여의도 등 토지거래허가제 만료 한달…서울시 연장 가닥
최근 집값 회복세에다 한강 르네상스 호재 있어
서울시로서는 지정 해제 부담…연장 가능성 높아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주요 재건축 단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기한 만료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강남·양천·송파구는 거래량 급감 및 거래가격 급락으로 실효성이 없다며 서울시에 지정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로서는 딜레마다. 부동산 침체기라 투기세력이 시장을 교란할 위험은 낮아졌지만, 최근 집값 낙폭이 줄고 ‘한강 르네상스 2.0’ 등 굵직한 개발 호재가 시작되는 만큼 해제 조치는 부담스럽다. 내부적으로 기한 연장에 무게추가 기울어졌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최근 강남구와 양천구에 이어 송파구가 주요 재건축 단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해달라고 시에 요청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부동산 투기 방지를 위해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를 거래할 때 시장이나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제도다. 실거주 목적으로만 사고팔 수 있어 전세 낀 매매 즉 갭 투자가 불가하다.
강남구가 지정해제를 원하는 곳은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지구 114만9476㎡다. 양천구는 목동·신정동 일대 228만2130㎡로 신시가지아파트 1~14단지로 구성된다. 모두 재건축 추진 지역으로, 2021년 4월27일 재건축 아파트가 서울 집값을 자극하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다. 이후 1회 기한이 연장됐고 한 달 뒤인 26일 만료될 예정이다. 송파구가 해제 의견을 제출한 잠실동 일대 520만㎡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 대상지다. 투기수요 억제를 위해 2020년 6월23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최초 지정 이후 2회 연장됐으며 6월에 재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집값 떨어져 실효성 없어…중복규제로 재산권 침해"강남·양천·송파구가 지정 해제를 요청하는 핵심 근거는 바로 ‘실효성’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제 10조에 따라 ‘토지의 투기적인 거래가 성행하거나 지가가 급격히 상승하는 지역과 우려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지금은 부동산 침체기라 거래량이 줄고 집값이 떨어져 해당 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중복규제로 인한 사유재산 침해가 심각하다는 점도 해제 요청 이유 중 하나다. 앞서 정부는 1·3 대책을 통해 대부분의 규제지역을 해제했지만,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와 용산구를 그대로 뒀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압구정동 부동산 거래량은 허가구역 지정 전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거래가격도 최고가 대비 5억원 이상 하락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역시 거래량이 12% 수준으로 줄고 가격도 최대 6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다. 1월1일 기준 공동주택가격(안)에 따르면 잠실동에 있는 단지 아파트(전용면적 84㎡ 기준)의 가격은 전년 대비 약 30% 하락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여부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주요 재건축 단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1년 더 연장하려면 다음달 중순 도계위 심의에 관련 안건을 상정, 심의를 마쳐야 한다. 상정하지 않으면 구역 지정은 자동 소멸한다.
시는 "해당 허가구역 지정 만료 시점에 재지정이나 해제 등 조정 여부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내부적으로 고심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시장 과열 조짐은 없지만 최근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5% 떨어져 전주(―0.16%)보다 하락 폭이 소폭 줄었다. 지난달 첫째 주(6일 조사 기준) 이후 7주째 하락 폭이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한강 르네상스 2.0 등 굵직한 개발 호재들이 본격화한 만큼 자칫 부동산 시장이 혼란에 휩싸일 여지도 있다. 이에 서울시로서는 시장을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쉽사리 해제하지 못하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도 부동산 시장 안정화 의지가 강해 내부적으로 현상 유지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집값은 정말 낮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문재인 정부 초기 정도로 돌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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