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혼란’… ‘사법개혁 반대’ 장관 경질에 시민 ‘분노’

김지애 2023. 3. 28. 04:0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스라엘이 극우 연립정부가 주도하는 사법개혁안 갈등으로 대혼란에 빠졌다.

연정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 개혁안에 반기를 든 국방장관을 하루 만에 경질했고,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우파 연정이 마련한 사법개혁안은 법관 인사를 담당하는 '법관임명위원회' 중 다수를 정부 추천 인사로 구성해 사실상 행정부가 법관 인사를 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시위… 파업에 항공편 중단
대통령 트위터에 “입법 중단 촉구”
공직자도 반발… “입법 보류할 듯”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끄는 극우 연정의 사법 개혁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26일(현지시간) 텔아비브의 한 고속도로에서 국기를 흔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 총리실이 사법 개혁을 공개 비판한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해임한다고 발표하자 시위는 더 격렬해졌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극우 연립정부가 주도하는 사법개혁안 갈등으로 대혼란에 빠졌다. 연정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 개혁안에 반기를 든 국방장관을 하루 만에 경질했고,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주요 국제공항에선 항공편이 이륙하지 못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 전역에서 시민 수만 명이 국기를 흔들며 거리로 뛰쳐 나가 현 연정에 항의했다. 예루살렘 시위대는 네타냐후 총리의 집 앞에서 바리케이드를 부쉈고 텔아비브 시위대는 주요 고속도로를 봉쇄했다. 경찰은 물대포로 해산을 시도했다.

시위가 격렬해진 건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의 해임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해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갈란트 장관이 생중계된 TV 연설에서 연립정부는 ‘사법 정비’라는 명목으로 추진 중인 사법 개편안 입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한 지 하루 만이었다.

이에 이스라엘 최대 노동조합인 ‘히스타드루트’는 27일 입법 중단을 촉구하며 총파업을 단행했다. 파업으로 인해 이스라엘의 주요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의 운항이 중단됐다.

정치권에서도 사법개혁 강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27일 트위터에 “이스라엘 국민의 단합을 위해, 책임을 위해 입법 과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뉴욕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가 갈란트 장관의 해임에 항의하며 사의를 표하고, 해외 이스라엘 공관의 외교관들도 파업에 동참했다.

야당 지도자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와 베니 간츠 전 국방장관은 공동 성명을 내고 “국가 안보는 정치 게임에서 카드가 될 수 없다”면서 “네타냐후는 오늘 밤 레드 라인을 넘었다”고 반발했다.

반발이 거세지자 네타냐후 총리가 입법 중단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예루살렘의 시위대가 좌파와 우파 모두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폭력적으로 행동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주도하는 우파 연정이 마련한 사법개혁안은 법관 인사를 담당하는 ‘법관임명위원회’ 중 다수를 정부 추천 인사로 구성해 사실상 행정부가 법관 인사를 통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연정 측은 행정부와 사법부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사법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야당과 다수 시민은 사법 개혁이 실제로는 뇌물 수수 등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네타냐후 총리가 사법부의 힘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시도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야당은 이 법안으로 대법원의 독립성이 침해되고 사법부의 행정부 견제 기능이 약해져 권위주의적 통치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미국도 이스라엘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아드리안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가능한 한 빨리 타협안을 찾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