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선교의 기회였다… 구호 사역·온라인 선교 가능했던 이유

미국 남침례교 수석부총재가 공개한 ‘포스트코로나 선교 전략’

IMB 수석 부총재인 토드 래퍼티 박사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 교회들의 사역은 크게 위축됐다. 하지만 위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선교 사역이 확대된 사례도 있다. 미국 남침례회 국제선교회(IMB) 이야기다.

IMB 수석 부총재인 토드 래퍼티 박사는 팬데믹 가운데 선교의 가능성을 확인한 현장을 소개했다. 그는 27일 경북 경주 보문로 코모도호텔경주에서 열린 제13회 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선후협·대표회장 박정곤 목사) 선교포럼에 주 강사로 나서 포스트코로나 선교 전략을 한국교회와 공유했다. 포럼은 ‘코로나 이후 세계선교 동향’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IMB는 팬데믹 기간 전 세계에서 594개 구호 프로젝트를 통해 150여만명을 지원했다. 이 프로젝트에 동참한 교회는 5350곳이나 된다. 래퍼티 박사는 “이를 통해 전 세계 1만3199명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고 전했다.

대표적 프로젝트로 태국 방콕에서 진행된 ‘축복 가방 사역(Blessing Bag Ministry)’이 눈길을 끈다. 코로나로 관광 사업이 위축된 태국의 많은 국민들은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이들을 위해 방콕에서 사역하는 IMB 출신의 한 선교사는 태국의 침례교인들이 ‘코로나 식량 배급 프로젝트’를 펼쳤다.

22개 침례교회는 ‘위 케어(We Care)’ ‘블레싱’이라고 적힌 가방에 필수 식료품을 넣었다. 600여 가정에 가방을 전달하면서 복음도 함께 전했다. 이 결과 191명의 전도 열매를 맺었다.

래퍼티 박사는 “태국의 한 목회자가 ‘평신도들이 길 잃은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인도한 적이 처음’이라고 말하며 다시 복음을 전하기 위한 공동프로젝트를 언제하냐고 IMB에 문의했다”고 전했다. 프로젝트를 계기로 방콕의 다른 지역에서 교회 개척사역이 이어졌다.

제13회 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 선교포럼이 27일 경북 경주 보문로 코모도호텔경주에서 열리고 있다.

래퍼티 박사는 “사람들은 절망적 상황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이들을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 기간에 진행된 사역은 계속 열매를 맺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전략을 접목한 선교 방안도 흥미롭다. 코로나를 계기로 온라인·비대면 소통이 보편화하면서 선교사들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SNS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방법은 제자훈련을 물론 현지 선교사가 원격으로 멤버를 관리할 수 있으며 선교사 자신 역시 원격으로 목회적 돌봄이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IMB 수석 부총재인 토드(오른쪽) 래퍼티 박사와 통역을 맡은 고석진 미션포인트교회 목사.

래퍼티 박사는 “코로나 기간에 인도 뉴델리에서 비대면으로 제자양육했는데 온라인으로 진행했기에 더 많은 인원이 참석할 수 있었다”며 “비대면 제자훈련은 대도시에서 효과적이며 대면 훈련과 병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포럼에 앞선 개회예배에서 박정곤 선후협 대표회장은 환영사에서 “한국교회는 앞으로 더 빠르게 변화할 세상의 시류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어떻게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해야 할지 더 철저히 고민하고 대비해야 한다”며 “포럼을 통해 세계선교를 더 활발하게 감당하는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후협 및 선교단체 관계자들이 27일 제13회 선교포럼을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주=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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