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물린 日 지역은행도 뱅크데믹 가시권…채권 손실 2배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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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돼 유럽 크레디스위스(CS)를 무너뜨린 글로벌 은행 위기가 독일 도이체방크에 이어 일본 지역은행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27일 글로벌 주식시장에 따르면 일본 도쿄 주식시장에서 토픽스 은행지수는 SVB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지난 9일부터 24일까지 17%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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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美 국채가 불안 요소…최대 손실금액 2조2900억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시작돼 유럽 크레디스위스(CS)를 무너뜨린 글로벌 은행 위기가 독일 도이체방크에 이어 일본 지역은행으로 옮겨붙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뱅크데믹(Bankdemic, 은행과 팬데믹의 합성어)' 공포가 빠르게 글로벌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27일 글로벌 주식시장에 따르면 일본 도쿄 주식시장에서 토픽스 은행지수는 SVB 유동성 위기가 불거진 지난 9일부터 24일까지 17%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은행지수와 유럽의 유로스톡스600 은행지수가 각각 13%, 16% 내렸는데, 이 보다 더 큰 낙폭이다.
일본 은행이 보유한 막대한 미 국채가 불안 요소로 떠올랐다. 일본 은행들은 지난 10년간 일본 통화당국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예금으로 들어 온 대규모 현금을 일본 국채가 아닌 미국 국채에 투자해 왔다. 높은 저축률과 경기 침체로 일본인들이 안전자산인 예금으로 몰리면서 은행들은 미국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유럽의 모기지 채권 등을 사들였고 글로벌 채권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지난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으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미 국채의 평가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일본은행(BOJ)에 따르면 일본 대형 은행이 보유한 달러 표시 채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손실금액(VAR)은 2014년초 1조2000억엔에서 2022년 2분기 2조2900억 엔으로 증가했다. 지역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VAR이 두 배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미 국채 가격 하락은 SVB 파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 밖에 시장 상황에 따른 평가가치 하락을 회계장부에 그대로 반영해야 하는 자산 비중이 크다는 점도 일본 은행엔 부담인 상황이다. JP모건에 따르면 일본 은행이 보유한 일본 국채 중 매도가능증권(AFS)은 109조엔 정도다. 이 중 절반이 손실 상태여서 소형 은행을 중심으로 미실현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게 JP모건의 분석이다.
다음달 8일 우에다 가즈오 신임 BOJ 총재 취임 이후 10년간 지속된 대규모 금융완화가 끝날 경우 일본 은행의 충격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리에 니시하라 JP모건 수석 일본 전략가는 "일본이 인플레이션과 임금인상으로 향후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 일본 지역은행들과 금융시스템이 충격에 견딜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국채) 수익률이 1%면 일본 은행이 안전하지만, 수익률이 1.5~2%로 올라가면 자본에 문제가 생기는 소형 은행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본 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은 일본 은행의 부채 상황, 자본 유동성이 양호해 이번에 파산한 SVB와는 재무 상태가 질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한다. 외국 채권보다 국내 자산 투자 비중이 훨씬 크다는 점에서 일본 은행에 대한 공포가 과장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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