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헬로스테이지] 성별의 차이 넘어선, 차지연의 살리에리

박정선 2023. 3. 2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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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해를 들어주시오."암전된 무대, 휠체어를 탄 노인이 "내가 모차르트를 죽였다"며 관객들에게 고해성사를 시작한다.

이 노인은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에게 경외와 질투를 느끼며 자신의 평범함게 고통스러워했던 '살리에리'다.

영화 '아마데우스'가 흥행한 이후 극중 천재 음악가이자 친구인 모차르트에게 극심한 열등감을 느끼고, 그 열등감을 이기지 못해 모차르트를 독살하는 살리에리의 모습에서 따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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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마데우스' 4월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나의 고해를 들어주시오.”


암전된 무대, 휠체어를 탄 노인이 “내가 모차르트를 죽였다”며 관객들에게 고해성사를 시작한다. 이 노인은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에게 경외와 질투를 느끼며 자신의 평범함게 고통스러워했던 ‘살리에리’다. 긴 독백이 끝나고 그는 자신이 궁정 작곡가로 활동하던 1781년 오스트리아 빈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페이지원

‘아마데우스’는 동시대를 살았던 음악가이자 실존 인물인 살리에리와 모차르트의 이야기에 극작가 피터 셰퍼(Peter Shaffer)의 상상력이 더해져 완성됐다. 1981년 토니 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 연출상을 포함하여 총 5개 부분을 수상하고, 1984년 밀로스 포먼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제5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개 부문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작품으로 현재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뛰어난 1인자를 보며 2인자로서 열등감이나 무력감을 느끼는 현상을 우리는 ‘살리에리 증후군’이라고 말한다. 영화 ‘아마데우스’가 흥행한 이후 극중 천재 음악가이자 친구인 모차르트에게 극심한 열등감을 느끼고, 그 열등감을 이기지 못해 모차르트를 독살하는 살리에리의 모습에서 따온 말이다.


그 처절하고 절망적인 심리는 극을 보는 내내 관객의 마음을 뒤흔든다. 질투와 시기, 연민과 우월감 등 누구나 한번쯤은 느껴봤을 법한 인간의 감정이다. 이러한 감정들은 무대 위에서 극적으로 표현되면서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배우 차지연의 살리에리는 더 여운이 크다.


차지연은 젠더 프리 캐스팅의 단골 배우다. 앞서 ‘광화문 연가’ ‘더 데빌’ 그리고 ‘아마데우스’에서도 지난 재연에 이어 이번 공연까지 살리에리 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특히 차지연은 남성을 연기하지만, 억지로 남성성을 꾸며내지 않으면서 거부감, 혼란을 느낄 수 있는 관객들까지도 설득한다.


극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관객을 안내하는 내레이터 역할인 만큼 방대한 대사량을 자랑하지만 조금도 흔들림 없이 극을 끌어가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모차르트에게 느끼는 경외과 질투, 번민, 신에 대한 원망까지 드라마틱한 감정 역시 차지연의 능숙하고, 섬세한 연기력 덕분에 가능했다.


연극이지만 모차르트의 음악 20여 곡을 사용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오페라 ‘마술피리’가 공연되는 극 중 극 장면에선 ‘밤의 여왕’ 아리아가, 모차르트가 죽어가는 장면에선 레퀴엠(진혼미사곡)이 흘러나오는 등 협주곡부터 세레나데, 합창곡까지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독백 사이에 풍부함을 더한다. 4월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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