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예금, SVB 사태 일주일간 128조원 증발...美 뱅크런 사태 향방은? [글로벌 시황&이슈]
[한국경제TV 정연국 기자]
[월가 인사이드] 美 예금, SVB 사태 일주일간 128조원 증발 美 뱅크런 사태 향방은?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파월 연준 의장, 그리고 옐런 재무부 장관. 그리고 바이든 대통령까지. 모두 미국 은행 시스템은 견고하다며 시장 안정에 나서고 있죠. 주말 사이 연준이 미국 은행들의 보유 자산과 관련된 보고서를 공개했는데요. 파월과 옐런의 시장 진화에도 불구하고 은행 예금 인출 규모는 컸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은 연준의 관련 보고서를 뜯어보고, 분석도 짚어보시죠.
현지 시각 24일 연준이 공개한 자료는 크게 3가지 시사점이 있는데요. 일단 이번 보고서는 은행 위기가 수면 위로 드러난 이후 예금 규모가 어떻게 변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는 점에서 주목받았습니다. 소위 말하는 신용 경색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보여줄 거란 거죠.
먼저 은행들의 예금 현황부터 확인해볼까요. 3월 15일을 기준으로 미국 은행 예금 규모는 약 17조 5천억 달러입니다. 바로 직전 주와 비교했을 때 약 984억 달러 감소한 수준으로, 이는 1년래 최대 감소폭인데요. 실리콘밸리 은행이 파산한 건 현지 시각 3월 10일이었는데요. 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 특히 유동성이 높은 저축이나 당좌예금 등에서 예금이 전주 대비 6.1% 즉 1970년대 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도 집계됐습니다.
또, 전반적으로 보자면 미국 은행들의 예금은 코로나19 지원금 지급이 끝난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SVB 파산 사태 이후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진 걸 알 수 있고요. 역시나 중소형은행에서 대부분의 예금 이탈이 발생했습니다. 중소형 은행의 예금 잔액은 5조 4천 600억 달러로 1주일 전보다 1천 190억 달러 줄어들었는데요. 예금 감소 폭이 전주보다 2배 이상이었고, 2007년 3월 이후 최대 수준이었습니다. 한편, 대형 은행들. 상위 25개 은행에서는 예금이 전주보다 670억 늘어났는데요. 중소형 은행에서 예금을 인출해 대형 은행에 입금하는 현상이 확인된 거죠.
대형 은행으로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인식 때문이죠. 관련해서 블룸버그는 머니마켓펀드에 22일 기준 1주일 동안 자금이 1,170억 달러나 유입됐다고 했습니다. 머니마켓펀드는 단기금융상품에 집중투자 하는 상품으로 일종의 현금성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이렇듯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서도 언급했듯, 이번 연준의 보고서가 신용경색이 진행되고 있는지를 나타낼 거란 점에서 주목받았다고 전해드렸죠. 미국 은행들의 신용 규모.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735억 달러 증가한 17조 6천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이를 두고 마켓워치는 신용 경색이 시작됐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분석했고요. CNBC는 아마 이런 맥락에서 금융안정감독위원회 인사들이 은행 시스템을 건전하다고 평가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를 볼 때 한 가지 염두에 둬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번 지표가 3월 15일까지의 자료만 반영하고 있다는 건데요. CNBC는 따라서 정확한 신용 경색 및 예금 인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최악의 상황이 지나간 건지, 혹은 아직 상황이 진행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다는 거죠. 마켓워치도 비슷하게 은행 유동성 리스크로 인한 피해 규모를 아직 단언하기는 이르다고 봤는데요.
그나마 다행인 건 대형은행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진정되고 있다는 겁니다. 주말 사이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하며 이같이 보도했는데요. 구체적으로 3월 16일부터 예금 유출이 개선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한 소식통도 있다고 했는데요. 만약 다른 지역은행에서 추가 문제가 불거진다면 개선된 중소 은행 예금 이탈은 다시 가속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중소형 은행들은 계속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거란 거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 의회 청문회 역시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현지 시각 3월 28일에는 상원 은행 위원회가, 그다음 날인 29일에는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가 청문회를 엽니다. 미국 의회는 최근 있었던 은행 파산 사태와 관련해 왜 규제 당국이 문제를 더 빨리 발견하지 못했는지, 현재 은행 위기는 어떤 상황인 건지, 정부는 구제 조치를 마련하기 위해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인데요. 그룬버르 FDIC 의장,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 넬리 리앙 재무부 국내 금융 담당 차관이 이틀 모두 증언에 나설 예정이고요. 여기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 은행 CEO들에게도 참석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 은행 CEO들에게도 참석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이들이 현재 은행 위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청문회에서 어떤 발언이 나오는지 함께 지켜보시죠.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이에은 외신캐스터
정연국 기자 yk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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