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도이체방크… “CS와 다르다?” [3분 미국주식]
미국 뉴욕증시가 들불처럼 번진 은행권 위기를 헤쳐나가며 올해 1분기 마지막 주간을 시작한다. 미국 중소형은행들과 스위스 2위 은행 크레디트스위스를 연달아 쓰러뜨린 유동성 위기는 이제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로 향하고 있다. ‘한국 반도체 시장의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요가복의 샤넬’로 불리는 룰루레몬 애슬레티카의 분기 실적은 이번 주에 공개된다.
도이체방크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에서 8.53%(0.8유로) 떨어진 8.54유로에 마감됐다. 낙폭은 장중 한 대 14%를 넘겼다. 대서양을 건너 상장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같은 날 도이체방크는 9.35달러까지 3.11%(0.3달러) 하락했다.
시장은 도이체방크 재무제표에서 미국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와 파생상품 장부를 우려하고 있다. 이로 인해 도이체방크 주가는 급락했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급등했다. CDS는 특정 국가·기업의 부도에서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파생상품이다. 특정 국가·기업의 CDS 프리미엄의 상승은 곧 고조되는 부도 위험을 나타낸다.
도이체방크를 향한 시장의 우려는 크레디트스위스(CS)의 ‘AT1 채권’, 이른바 ‘코코본드’에서 비롯됐다. AT1 채권은 은행의 손실을 투자자가 떠안는 은행 부채의 일종이다. 160억 스위스프랑으로 평가됐던 CS의 AT1 채권 가치는 지난 19일 스위스 최대 은행 UBS로 인수되면서 ‘제로(0)’가 됐다. UBS는 이 채권을 전액 상각 처리했다.
이로 인해 다른 은행의 ‘코코본드’도 위험하다는 우려가 시장에 퍼졌다. 은행권 위기가 앞서 지난 9일부터 파산하거나 폐업한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미국 중소형은행에서 유럽 대형은행들로 전이된 셈이다.
도이체방크를 향한 시장의 우려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수년 전부터 투자 실패에 따른 손실로 위기를 노출해왔던 CS와 다르게 도이체방크는 탄탄한 내실을 다녀온 만큼 상대적으로 안전한 은행이라고 월스트리트 금융가는 평가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자산 규모 1조4480억 달러의 대형은행으로, 58개국에서 8만50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지난해 순수익은 61억 달러로 2007년 이후 최고 실적으로 기록됐다. 10분기 연속 흑자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시스템상 중요한 국제 은행(G-SIB)’ 30곳 중 하나로 도이체방크를 지정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 2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마친 뒤 “도이체방크는 이익을 잘 내는 은행으로,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조직을 개선했고 사업구조를 현대화해 좋은 수익을 내는 은행”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시장의 높아진 공포에서 투매처럼 나타난 도이체방크의 주가 하락을 완전하게 방어하지는 못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오는 28일 미국 나스닥거래소의 본장을 마감한 뒤 2023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시간으로는 29일 오전 5시에 발표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24일 나스닥거래소에서 0.29%(0.18달러) 하락한 61.16달러에 마감됐다.
마이크론은 바로 직전인 2023회계연도 1분기부터 이익을 손실로 전환했다. 지난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희석 일반회계기준(GAAP) -0.18달러, 희석 비GAAP에서 -0.04달러로 집계됐다. 마이너스 EPS는 주당순손실을 뜻한다. 마이크론의 2분기 EPS 전망치는 –0.78달러 안팎으로 제시돼 있다.
한국의 코스피 개장을 앞두고 마감되는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한국 반도체 시장의 풍향계’로 불린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처럼 D램 메모리반도체 생산에 주력하는 기업인 탓이다. 마이크론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3위다.
미국 나스닥거래소 상장사인 캐나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룰루레몬 애슬레티카는 오는 28일 본장 마감 직후에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 시점은 한국시간으로 29일 오전 5시5분으로 예정돼 있다. 룰루레몬은 지난 24일 나스닥거래소에서 1.7%(5.23달러) 상승한 313.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4분기에 2달러로 집계된 룰루레몬의 EPS가 올해 1분기에 4.26달러 안팎까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룰루레몬은 요가·필라테스 의류 브랜드에서 선두주자로 꼽힐 만큼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한 기업이다. 한국에서는 ‘요가복의 샤넬’로 불린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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