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 무브먼트 10㎝ 향상" 안우진은 진짜 '괴물'에 다가섰다

배중현 2023. 3. 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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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팔 동작이 미세 조정돼 수직 무브먼트가 향상한 안우진. 선수는 "수치를 체크했는데 평균 10㎝ 이상 올라왔다"고 흡족해했다. 키움 히어로즈 제공


오른손 파이어볼러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은 올해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제구가 흔들렸다. 지난 14일 고척 KT 위즈전에서 3이닝 동안 허용한 볼넷이 3개. 이 중 2개가 1회 집중됐다.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 타석에선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볼 4개 연거푸 들어갔다. 평소 그답지 않은 모습(2022시즌 9이닝당 볼넷 2.53개)이었다.

KT전 제구 불안 이유가 확인된 건 26일 고척 LG트윈스전이 끝난 뒤였다. 이날 경기에서 5이닝 1실점 한 안우진은 "(개막전 선발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이었는데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준비가 잘 됐다고 생각한다"며 흡족해했다. 그러면서 "직구의 수직 무브먼트(vertical movement)가 올라온 거, 그 부분이 좋아진 거 같다"며 "시범경기 첫 경기에선 제구가 잘 안 됐는데 직구 수직 무브먼트가 많이 좋아져서 여기 보고 던지면 여기로 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적응 시간이 필요했던 거 같다. 마산(창원)에서 타깃을 잘 잡아놓고 오늘 점검에서 많이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안우진은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이던 지난 2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4이닝 2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했다. KT전보다 훨씬 안정적이었다.

투수가 던진 공은 물리적으로 떠오를 수 없다, 포수를 향해 날아가는 공은 중력의 영향으로 떨어지는 포물선을 그린다. 타자는 일반적인 궤적보다 '덜 떨어지는' 공을 보면 흡사 떠오르는 것처럼 느낀다. 흔히 말하는 '라이징 패스트볼(rising fastball)'의 실체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안우진의 2021시즌 직구 수직 무브먼트는 30.4㎝로 KBO리그 상위 8위(750구 이상 기준·리그 평균 26.4㎝)였다. 자타 공인 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데 떠오르는 움직임이 더해져 난공불락에 가까웠다. 지난해 KBO리그 투수 2관왕(평균자책점·탈삼진)에 오른 비결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 시범경기에선 움직임이 더 커졌다. KT전에서 제구가 잘 안 된 것도 '예상을 뛰어넘은' 수직 무브먼트 때문이다.  

안우진은 "수치를 체크했는데 평균 10㎝ 이상 올라왔더라. 내가 원하는 타깃보다 한두개 낮게 던져도 원하는 곳에 들어오겠구나 싶었다. 높은 직구를 이용해도 좋은 거 같고, 낮게 던져도 볼 같은데 스트라이크로 들어올 수 있다"고 달라진 부분을 설명했다. 수직 무브먼트가 향상한 건 의도적인 게 변화가 아니다. 투구 시 뒤로 빠지는 오른팔 동작을 미세 수정하니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가 조금 더 수직에 가까워졌다. 그 결과 자연스럽게 공의 회전수가 빨라졌고 움직임도 커졌다.

안우진의 LG전 직구 최고 구속은 157㎞/h, 평균 구속이 154㎞/h였다.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구속인데 수직 무브먼트까지 커졌으니 LG 타자들의 대처가 쉽지 않았다. 슬라이더 구속까지 빠른 안우진이 수직 무브먼트 효과까지 본다면 공략하기 더 어려운 투수가 될 수 있다. LG전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김동현은 "가끔 직구를 받다 보면 뜨는 공이 있다. 자연스럽게 뜨는 것 같은데 처음이다 보니 잡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괴물 투수' 안우진이 한 단계 진화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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