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보셨으면…” 주69시간 근무 풍자 영상 눈길
3일 만에 조회수 157만회, 댓글 7000여개
대리와 신입사원 문답 통해 현실 풍자
이른바 ‘주69시간 근무’ 논란을 자초한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풍자하는 유튜브 영상이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주69시간 근무’가 실제 도입되면 현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그려냈는데, 네티즌들은 “백번의 토론보다 한 번의 영상이 낫다”며 “대통령한테 보여주고, 국회에 틀고, 고용노동부에 보내야 한다. 이번 제도의 잘못된 부분을 정말 완벽하게 정리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코믹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브 계정 ‘너덜트’(@NERDULT)는 지난 24일 ‘야근, 야근, 야근, 야근, 병원, 기절’이라는 제목의 5분29초짜리 짧은 영상을 제작해 올렸다. 해당 영상은 27일 오전 5시 기준 조회수가 157만회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댓글은 무려 7000여개를 넘어서고 있다.
이 영상은 한 중소기업에서 주69시간 근무가 도입된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사장은 “일이 많을 때는 바짝 일하고, 일이 없을 때는 쉴 수도 있는 탄력적이고도 유연한 주69시간 근로제를 우리도 실시한다”고 설명했지만, 실상은 과로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노동 현실을 그려낸다.
신입사원이 정부의 설명에 기반해 “주69시간 다 일하고 다음 주 내내 쉬어버리면 우리한테 이득 아니냐”고 반문하자, 대리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우리는 중소기업이라 안 된다”고 반박한다.
신입사원이 또다시 “일 없을 때는 막 다 같이 쉬고 그러면 안 되나”라고 묻자, 대리는 “회사에 일이 없는 날이 없다는 게 문제”라며 “이미 있는 연차도 못 쓰고 있다”고 씁쓸한 표정으로 답한다. 신입사원과 대리의 문답을 통해 정부의 설명과 현실 인식을 비꼰 것이다.
이어 신입사원이 “야근은 그렇게 시키면서 돈도 안 주고 휴가도 안 주면 우리보고 어떡하라는 거냐”고 항의하자, 대리는 “MZ들은 권리의식이 강해서 사장 나와라 하면서 알아서 받아내란다”고 답한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이 “요새 MZ세대는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성과급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됐느냐’(라고 말할 정도로) 권리의식이 굉장히 뛰어나다”고 한 발언을 비꼰 대목이다.
주69시간 근무에 치인 대리는 결국에는 사장에게 “아무리 주69시간 근무라고 해도 매주 69시간 근무를 시키는 건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항의하며 휴가를 떠난다. 하지만 이는 꿈에 불과했고, 다시 현실로 돌아온 대리는 신입사원이 커피를 사 달라고 하자 “사다 줄 테니 관두지나 마요”라고 답한다. 열악한 노동 조건에서 신입사원마저 퇴사해 업무 부담이 더욱 가중되는 상황을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상을 시청한 네티즌들은 찬사와 가까운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현실의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했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백번의 토론보다 이 영상이 낫다”며 “이 영상을 보여주면 (문제점을) 거의 다 이해하지 않을까요”라는 댓글을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당사자 입장에선 하이퍼리얼리즘 호러다큐멘터리네요. 어쩌면 이렇게 소름 돋게 우리 대표랑 똑같은 말을 하지…”라고 남겼다. “저렇게 일 못 시킨다고 고용부 장관이 말하는데, 실제 직장인으로서 말하자면 저건 하나의 과장도 없는 진짜 리얼”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해당 정책을 추진한 정부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이걸 대통령한테 보여주고, 국회에 틀고, 고용노동부에 보내야 합니다. 이번 제도의 잘못된 부분을 정말 완벽하게 정리했다”고 평가했다. “노동의 현실을 모르는 노동부 장관이 꼭 봐야 하는 영상”, “영화제에서 상을 타서 국회에서 상영되면 좋겠다”, “국회에서 영상 교보재로 쓰길 바란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풍자 영상임에도 웃을 수 없는 현실이라는 씁쓸한 반응도 많았다. 네티즌들은 “이번 영상만큼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것 같다”며 “정말 현실이라 웃지 못한 유일한 영상”이라고 했다. 한 네티즌은 “진짜 내 일 같다. 중소기업 완전 멀티플레이어. 연차 내면 전화 50통 옴. 진짜 과로사가 무엇인지 알 것 같다”고 남겼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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