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왕자' 차준환 2위, 세계선수권 남자 첫 메달 획득

25일 열린 피계세계선수권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뒤 팬들에게 인사하는 차준환, 로이터=연합뉴스

차준환(22·고려대)이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냈다. 남녀 동반 메달을 따낸 한국 피겨는 다음 대회에서 무려 6명의 선수가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차준환은 25일 일본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서 열린 2023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105.65점, 예술점수(PCS) 90.74점 합계 196.39점을 받았다. 베이징올림픽에서 기록한 ISU 공인 개인 최고점(182.87점). 쇼트프로그램(99.64점)을 합쳐 296.03점을 받은 차준환은 우노 쇼마(일본·301.04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5일 세계선수권 은메달을 따낸 차준환(왼쪽). 금메달리스트 우노 쇼마(가운데)와 일리야 말리닌 로이터=연합뉴스

차준환은 영화 007 제임스 본드 노 타임 투 다이'에 맞춰 첫 점프인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깨끗하게 뛰어 수행점수로 가산점을 4.43점이나 얻었다. 이어 쿼드러풀 토루프까지 완벽하게 착지했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성공한 차준환은 중반까지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연기했다.

차준환은 트리플 악셀에서 조금 흔들리긴 했지만 클린에 성공했다. 스핀에 이어 이너바우어로 마무리한 차준환에게 관중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차준환은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지현정 코치와 함께 환하게 웃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5위에 오르며 한국 피겨 역사를 새로 쓴 차준환은 또 한 번 남자 피겨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치는 차준환, AP=연합뉴스

안방에서 경기한 우노는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점프 강자 일리야 말리닌(미국)는 288.44점에 그치면서 3위에 올랐다.

한국 피겨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2013년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낸 뒤 이해인(17·세화여고)이 여자 싱글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어 남자 싱글에선 차준환까지 메달을 따냈다. 단일 대회에서 두 명의 선수가 동시에 시상대에 오른 건 처음이다.

ISU는 한 국가에서 2명 이상이 출전할 경우 두 선수 합산 순위가 13 이하이면 해당 국가에 다음 대회 출전권 3장을 준다. 이해인 뿐 아니라 김채연(17·수리고)이 프리 3위, 합계 6위에 올라 여자 싱글은 다음 대회에도 3명이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차준환도 2위 이내에 들면서 남자 역시 3장의 티켓을 따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