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뜨거~’로봇株 산업계 희망? [MONEY톡]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3. 3. 25.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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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로봇주다. 잠잠했던 주식시장을 깨운 테마는 ‘로봇’이었다. 로봇 열풍을 부른 요인은 여럿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강력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며 물가도 인건비도 크게 뛰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원 구하기도, 직원 비용을 대기도 버거웠다. 마침 인공지능(AI) 기술이 좋아지며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로봇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3) 지난 2월 28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에서 중국 유니트리의 로봇개가 움직이고 있다. [2023.2.28 바르셀로나/사진공동취재단]
최근 들어 대기업 투자 소식이 이어지고, 정부의 로봇 산업 육성 기조가 명확해졌다는 점도 로봇을 주목하게 만든 이유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82억 달러인 규모의 현 로봇 시장은 2030년 831억 달러 규모로 연 13% 고성장이 예상된다.

로봇 테마를 이끄는 대표 선수는 레인보우로보틱스다. 올해 1~2월에만 주가가 160% 넘게 올랐다. 연초 3만445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는데, 2월 말 주가는 9만2600원에 달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 급등 배경은 삼성전자의 투자 소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레인보우로보틱스에 590억 원을 투자해 지분 10.22%를 인수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로봇 사업을 강조한 만큼 향후 지속적인 투자가 예상된다.

일찌감치 로봇 사업에 투자해온 LG전자는 지난해 말 로봇사업담당 산하 해외영업 전담 조직을 신설해, 해외 사업 확장에 나섰다. 비슷한 시기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LG퓨쳐파크에 로봇 생산 라인을 설치하고, 서빙이나 안내에 주로 활용되는 ‘클로이 로봇’ 자체 생산도 시작한 상태다.

경쟁력 있는 업체들에 대한 지분 투자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LG전자는 지난 2018년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SG로보틱스를 시작으로 AI 스타트업 아크릴,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티즈, 미국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를 인수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말부터 배송 로봇 사업을 추진 중이며, 자체 로봇 브랜드 엑스블을 통해 다양한 의료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코스닥 로봇 감속기 기업을 인수할 것이라는 얘기도 증권가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도 로봇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 최근 정부는 로봇 산업을 신성장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대대적인 규제 혁신에 나섰다. 각종 규제 완화와 관련 법규를 정비해 로봇 산업 성장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3월2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한 4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51개 과제를 선정해, 이 중 76%인 39개 과제를 2024년까지 속도감 있게 개선할 계획을 밝혔다.

다수 비상장 기업이 상장에 성공하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상장을 앞둔 대표적인 기업은 조 단위 기업 가치가 거론되는 두산로보틱스다.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기업공개(IPO)를 위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했다. 60여 개 특허 기술을 보유한 디비로보틱스도 NH투자증권과 주관사 계약을 맺고 올 하반기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주식 시장에 안착할 경우 투자자의 로봇에 관한 관심을 유지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물론 ‘테마’에 따른 단기간 급등은 늘 경계해야 한다. 실제 가치보다 주가가 부풀려진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이미 많은 로봇 기업 가치는 펀더멘탈(기초체력)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IT 컨설팅 회사인 가트너는 매년 신기술 분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나타내는 ‘하이프 사이클’을 발표한다.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로봇 산업은 ‘부풀려진 기대의 정점’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가트너는 “주가가 단기간 큰 폭으로 상승하고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때는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으며,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로봇 산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이 넓어지고 있어 제조 강국인 한국의 다수 기업에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전망한다”며 “해외 경쟁사를 대체할 수 있는 협동로봇 선도 기업은 주가 상승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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