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렸다는 듯…친명계, '위장 탈당' 민형배 복당 여론 띄우기

고수정 2023. 3. 25.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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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검수완박 유효' 결정 직후 줄줄이 거론
안민석 "국가적 과제 위한 결단" 치켜세우기
박주민·박범계·황운하 "복당 시켜야" 강조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수완박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선고와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서 '위장 탈당' 논란을 빚은 민형배 의원을 복당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친명(친이재명)계에서 그 요구가 거세다. 국회 입법 행위의 절차에 있어 위헌·위법성이 인정됐음에도 친명계는 민형배 의원의 행보를 '국가적 과제를 위한 결단'으로 치켜세웠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안민석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민 의원의 탈당은) 검찰개혁이라는 국가적 과제가 한 사람의 반대 때문에 무산될 수 있는 것을 막기 위한 결단이었다"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검사들의 헌재 소송에 헌법재판소는 국회 입법권을 존중하는 판결을 내렸다. 민형배 의원이 복당할 명분이 주어졌다"고 주장했다. 헌재가 전날 전주혜·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법사위원장과 국회의장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 청구에서 검수완박법이 무효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나온 발언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4월 국민의힘이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해 법안 심사를 지연시킬 것으로 보고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배치했다. 양 의원을 비교섭 단체 몫으로 참여시켜 안건조정위에서 법안을 의결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양향자 의원이 '검수완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무위 소속이었던 민 의원이 법사위로 보임했고, 이틀 뒤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후 안건조정위의 비교섭 단체 자리에 민형배 의원이 들어가면서, 사실상 민주당 4 대 국민의힘 2의 검수완박 찬성으로 안건조정위 의결이 이뤄졌다. 법사위 전체회의는 직후 열렸고, 이 자리에서 법안이 가결됐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꼼수'를 통해 검수완박 법안을 본회의로 넘기는 결정적 역할을 한 민형배 의원은 물론 민주당에 대한 비판이 거셌다.

'꼼수'에 심의·표결권 일부 침해 지적 무시한 채
"민형배 '결단'으로 평가받을 필요"…정당성 강조

헌재는 입법 과정에서 벌어진 위장 탈당 등 초유의 '꼼수'에 대해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이 일부 침해됐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민형배 의원의 복당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이러한 지적을 무시한 채 탈당의 정당성을 강조하며, 복당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안민석 의원은 "안건조정위에서 상정하기 위한 필수 불가결한 사보임이었다"고 절차가 문제가 없었음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에는 전투력 있는 의원이 많지 않다"며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대항해 싸우는 민형배 의원이 민주당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더욱 치열하게 활동할 수 있길 바란다"고 복당을 촉구했다.


박주민 의원도 MBC라디오에서 "탈당이라는 수단을 써야만 되는 상황이었다고 본인이 판단해서 진지하게 결정한 것"이라며 "그동안 꼼수라는 식으로 평가됐는데, 법안 통과를 위한 민 의원의 결단이었다고 평가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민형배 의원이) 이제 복당을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범계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심리, 재판이 끝났기 때문에 민형배 의원 복당 문제는 본인의 의사를 충분히 존중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범계 의원은 진행자가 "헌재 판결 끝났으니까 복당하세요라고 하면 '거봐 거봐, 꼼수탈당이잖아'라고 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하자 "복당하세요라고는 안 했다. 본인의 복귀 의사를 존중할 필요가 있다라는 생각"이라며 민 의원이 원할 경우 복당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당내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소속인 황운하 의원은 BBS라디오에서 "민 의원의 탈당이 국회법상 아무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 헌재 결정문에 들어가 있다"며 "신속하게 당사자의 의사를 확인해서 복당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도부 사과 먼저" 쓴소리 나오기도

친명계를 중심으로 '민형배 복당' 주장이 거세지자, 당 일각에서는 복당보다 지도부의 공식 사과가 우선이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우상호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민주당도 절차적 하자가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조인 출신의 5선 중진인 이상민 의원은 KBS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선진화법의 제일 핵심이 안건조정 제도와 패스트트랙"이라며 "그거를 형해화시키고 사문화시키고 무력화시킬 정도의 위장 탈당을 하고, 3:3의 안건 조정을 구성하도록 한 걸 4:2로 만들어버린 것은 국회의 선진화법을 완전히 흔들어놓은 것"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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