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잃고 혼자, 외로웠나” 탈출 전 얼룩말 세로 [영상]

오기영 2023. 3. 25.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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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을 탈출해 서울 시내를 활보했던 얼룩말 '세로'의 슬픈 사연이 알려졌다.

비록 동물원 안이지만 부모와 함께 지내던 시절 편해 보이던 세로가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반항기를 겪으며 힘들어하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다행히 탈출했다 동물원으로 돌아오게 된 세로는 안정을 찾고 휴식 중이며, 건강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2살 난 수컷 얼룩말 세로는 지난 23일 우리 주변 설치된 나무 울타리를 부수고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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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던 세로, 부모 떠난 뒤 반항기
“현재 안정 찾고 휴식 중…외로웠던 것 같아”
“건강은 이상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표정으로 보더라”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얼룩말 '세로'가 23일 오후 시내 주택가를 돌아다녔다. 연합뉴스


동물원을 탈출해 서울 시내를 활보했던 얼룩말 ‘세로’의 슬픈 사연이 알려졌다. 비록 동물원 안이지만 부모와 함께 지내던 시절 편해 보이던 세로가 부모가 세상을 떠난 뒤 반항기를 겪으며 힘들어하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다행히 탈출했다 동물원으로 돌아오게 된 세로는 안정을 찾고 휴식 중이며, 건강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2살 난 수컷 얼룩말 세로는 지난 23일 우리 주변 설치된 나무 울타리를 부수고 탈출했다. 세로는 이후 인근 지역 도로와 주택가를 돌아다니다가 3시간 만에 생포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월 서울시설공단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서 세로의 사연이 공개됐다.

세로는 원래 어린이대공원에서 함께 지내던 부모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공개된 영상 속엔 여리디여린 새끼 얼룩말 세로가 부모와 함께 편안히 있는 모습이 담겼다.

얼룩말 '세로'의 어린 시절 모습. 서울시설공단 유튜브 캡쳐

그러나 엄마, 아빠 말이 세상을 떠난 후 세로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이 시절 세로는 매우 화가 난 듯 땅바닥을 앞발로 내리치는 등 발길질을 하고, 옆 우리에 사는 캥거루와 다투기도 했다.

세로는 부모를 잃고 반항하기 시작했다. 서울시설공단 유튜브 캡쳐

실내 공간인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거부하고, 사육사들을 거칠게 대하기도 했다.

세로는 집에 들어오지 않거나 캥거루랑 캥거루와 싸우기도 했다. 서울시설공단 유튜브 캡쳐

그런 세로를 위해 사육사들은 ‘특단의 조치’로, 손으로 직접 밥을 먹이거나 간식을 주고, 무료하지 않도록 장난감을 주는 등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계속했다.

이런 노력에 세로도 마음을 열고 안정을 찾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당시 이 영상도 ‘(세로가) 사육사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무럭무럭 자랄 것’이라며 “세로의 홀로서기를 위해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는 자막과 함께 끝난다.

사육사가 주는 당근을 받아 먹는 세로. 서울시설공단 유튜브 캡쳐


그러나 이 영상이 올라온 지 두 달여 만에 세로는 동물원 우리를 부수고 탈출했다가 동물원에서 1㎞ 떨어진 광진구 구의동 골목길에서 포위됐다.

경찰과 소방당국, 공원 사육사들은 세로를 둘러싸고 안전 펜스를 설치한 뒤 총기 형태의 마취 장비 ‘블루건’을 이용해 일곱 차례 근육이완제를 투약했고, 쓰러진 세로는 화물차에 실려 동물원으로 잠든 채 돌아왔다.

의식을 차린 세로는 전담 수의사와 사육사의 보살핌 속에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에도 동물원에서 건강한 상태로 휴식 중이다.


조경욱 서울 어린이대공원 동물복지팀장은 24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다리에 살짝 까진 상처가 있지만 자연적으로 치료되는 정도”라며 “오늘 새벽에 확인했는데 세로는 무척 건강했다. 오히려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표정을 짓더라”고 전했다.

조 팀장은 “탈출한 이유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얼룩말이) 무리를 지어 사는 동물인데 혼자 지내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재발 방지를 위해 상반기 예정했던 시설물 개·보수 시기를 앞당겨 어린이날 전까지 울타리 소재를 목재에서 철제로 바꾸고 높이도 더 높일 계획이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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