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자연사 다큐 '히든 어스', 서울의 탄생 조명…시청률 3.8%

최희재 기자 2023. 3. 2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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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히든 어스'가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 1TV 대기획, 5부작 자연사 다큐멘터리 ‘히든 어스-한반도 30억년’(이하 '히든 어스')가 서울의 지질학적 역사를 돌아보며 종영했다.

'히든 어스' 최종회는 시청률 3.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웰메이드 다큐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을 입증했다.

지난 23일 방송된 ‘히든 어스’는 “북한산 북악산 인왕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등 서울을 둘러싼 산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밑으로 다 연결된 화강암 지대”라고 설명하는 프리젠터 우경식 교수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쥐라기 시대, 땅속에서 분출되지 못한 마그마는 천천히 식어 화강암이 됐다. 그리고 화강암을 누르고 있던 거대한 암석이 풍화되자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정웅 박사는 “화강암으로 된 기암괴석은 ‘절리’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다. 바위의 쪼개진 틈인 ‘절리’ 때문에 바위는 양파 껍질처럼 뜯겨 나가고, 뜯겨 나간 부분이 기암괴석이 된다”고 전했다.

‘지질학적 베이커리’라는 흥미로운 이름과 함께, 지질학을 토대로 한 빵 레시피를 선보이는 시각예술가 안데스의 작업 현장도 공개됐다. 안데스는 “마그마가 터진 뒤 굳으면 현무암이 되고, 터지지 않고 안에서 부풀어 올라 굳으면 화강암이 된다”며 빵 반죽을 통해 화강암을 재현했다.

설탕을 깨서 넣은 석영, 초코칩으로 넣은 어두운 흑운모 등으로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았다. 우경식 교수는 ‘지질학적 베이커리’에서 빵을 맛보며 “마치 부드러운 반죽이었다가 단단한 빵이 되는 것처럼, 암석도 다양한 조건에 따라 여러 가지 모습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화강암 속 광물 ‘저어콘’을 통해 우주의 작은 먼지로 지구에 찾아온 암석이 오랜 시간을 거쳐 우리 생활의 기반이 되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긴 뒤 설악산으로 향했다.

설악산 흔들바위는 큰 바위가 더 큰 바위 위에 얹혀 있는 ‘토르’ 지형이다. 조문섭 지질학자는 “바위가 절리면을 따라 쭉 잘리고, 풍화와 침식으로 위쪽은 둥글둥글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흔들바위뿐 아니라, 유명한 ‘울산바위’에서 떨어진 동글동글하고 집채만 한 바위들이 아주 많아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이어 이찬희 공주대 문화재보존과학과 교수는 정확히 화강암 기반 위에 있는 한양 도성의 역사에 대해 살펴봤다. 그는 “화강암은 강한 물성을 갖고 있어 우수한 건축 재료이며, 한양 도성의 90%가 화강암 영역이다”라며 “화강암을 통해 언제 도성의 보수 공사를 했는지, 어디서 가져왔는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고 화강암의 연구 가치를 설명했다.

서울에 있는 ‘진흥왕 순수비’가 북한산에 있는 담홍색 화강암이 아닌, 경주의 화강암으로 제작돼 세워진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신라 사람들이 자손만대에 걸쳐 서울 또한 신라의 것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경주 화강암에 담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마음의 원천이었던 경주 화강암은 첨성대, 불국사, 다보탑, 석가탑 등 찬란한 화강암 예술을 탄생시켰다. 우경식 교수는 “경주 역시 화강암 위에 세워진 도시였다”며 “백악기 화강암을 ‘불국사 화강암’이라고 부르는데, 이 화강암은 중생대 백악기에 지하에서 만들어져 한반도 전역에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지질학적 기반은 천 년 전뿐 아니라 지금 현재 우리의 삶 또한 지탱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동북선 도시철도 현장에선 매일 폭파를 통해 단단한 화강암을 뚫고 있었다.

350km에 달하는 서울 지하철 노선이 이처럼 화강암 암벽을 뚫고 그 기반 위에 조성됐다. 뿐만 아니라 화강암은 침식과 풍화를 거쳐 인간이 쓰는 다양한 자원으로 변신하고, 모래가 되어 바다로 가서는 생명의 터전이 되고 있다.

우경식 교수는 “태양계 내에 화강암을 가진 행성은 오직 지구뿐”이라며 “화강암은 지구뿐 아니라 서울이 받은 축복”이라고 묘사했다.

또 “우리의 한 걸음에 30억년의 시간이 응축돼 있다”며 “우리가 서 있는 이 곳이야말로 참으로 감사하고 소중한 삶터”라고 ‘화강암 도시’ 서울에 대한 뜻깊은 소감을 전했다.

사진=KBS 1TV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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