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전국 땅 거래량 사상 최저… “누가 땅 사서 아파트 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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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전국 토지 거래량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적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미분양 우려까지 겹치자 땅을 사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건물을 올리는 부동산 개발 수요가 실종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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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전국 토지 거래량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적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미분양 우려까지 겹치자 땅을 사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건물을 올리는 부동산 개발 수요가 실종된 탓이다. 토지 거래 절벽이 지속되면 향후 주택 공급에 영향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전국 순수토지 거래량은 5만3047필지로 관련 통계를 발표한 2006년 1월 이후 가장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발생 직후인 2007년 10월(5만5046필지)과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된 2009년 1월(5만7610필지)보다도 적었다.
순수토지는 건축물의 부속 토지를 제외한 땅을 말한다. 아무것도 없는 맨땅이기 때문에 개발자 입장에서는 기존 주택가 등을 허물고 진행해야 하는 재개발이나 재건축처럼 보상 등의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반대로 주민도 인프라도 없는 지역이라 이런 땅을 사서 건물을 올려 실제 수익을 내기까지는 위험 부담이 있다.
대전 지역의 한 시행업자는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오르다 보니 건물을 짓는 게 손해가 되는 상황인데 분양마저 보장이 안 되고 있다”며 “개발하려고 사놓은 땅을 다시 파는 시행업자도 있다”고 전했다. 투자비용은 치솟는데 분양가는 떨어지다 못해 미분양 리스크까지 생기니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눈물을 머금고 처분을 선택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고금리 시대다 보니 (다들) 이자를 감당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덧붙였다.
건설사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빈 땅을 사서 건물을 올리는 자체 개발사업 등을 벌였는데 지금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재개발 등과 달리 보상비용이 적어 수익성은 높지만 분양시장이 얼어붙자 위험 부담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은 안정성 높은 조합 쪽 사업에 힘을 싣는 분위기”라며 “토지 개발은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 침체가 토지 시장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부동산 저점을 예상하기 어려운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리스크가 아직 남았고 금리 인상 기조도 이어지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보면 시행사나 건설사로선 여력이 없을 것”이라며 “토지 수요가 당장 나아지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지속적 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 기준금리 상단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선제적 투자를 나서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토지개발 감소가 향후 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토지 거래는 향후 6~7년 미래를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거래 절벽 분위기가 이어지면 향후 수년 뒤 (주택) 공급 부족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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