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대표후보 사의 표명…여권 압박에 보름만에 자진하차
연합뉴스는 윤 후보가 22일 열린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조직을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사의를 표시했다고 23일 보도했다. 후보로 공식 내정된 지 보름만이다.
그러나 이사진은 윤 후보에게 “회사를 생각해야 한다”며 만류했으며, 현재도 이사진은 윤 후보가 오는 31일 예정된 정기 주주 총회까지 버텨야 한다며 사퇴를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권 분위기가 호의적이지 않은 데다 검찰 수사 이야기까지 나오니 윤 후보가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정기 주주 총회를 앞두고 여러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T는 공식으로 윤 후보에게 사의를 전달받은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KT 이사회는 지난 7일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내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국회 주무 상임위원들을 비롯한 여권은 구현모 현 대표와 윤 후보를 비롯한 KT 현직 사내외 이사진을 ‘이익 카르텔’이라고 주장하며 차기 경영진 후보 인선 내용에 반대해왔다.
여권은 윤 후보 실명을 거론하며 배임 의혹이 제기된 구 대표의 “아바타”라고 주장하면서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윤 후보는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확정된 직후 KT에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를 꾸릴 것을 요청하고, 대표이사 선임 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하는 등 일련의 개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윤 후보가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정 전후로 나온 여권을 중심으로 한 사퇴 요구와 검찰의 수사 압박 등을 견디지 못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의결권 강화 움직임을 보이고 주총에서 적극적으로 의사 표현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윤 후보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반면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윤 후보 찬성안을 권고했고, 국내 자문사인 한국EGS평가원과 한국ESG연구소도 찬성 의견을 냈다.
윤 후보가 사의를 공식으로 발표하더라도 주총은 예정대로 열릴 예정이다. 다만 대표이사 선임의 건은 의안에서 제외되게 된다. 의안에서 제외될 경우 KT는 해당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현재 사내이사 후보로는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 TF장이 내정된 상태이지만, 만약 윤 후보의 사의가 이사회에서 수용되면 이들의 후보 자격도 자동으로 폐기된다.
[윤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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