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사과 안 하는 그에겐 이런 특성이 있다 [별별심리]
◇도망 갈 궁리만 가득 찬 사과문·영상, 역풍 맞기 십상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과거 잘못이 밝혀지면 누군가는 사과한다. 보통 가해자 또는 책임자다. 소통 수단이 늘면서 사과 방식도 다양해졌다. 요즘은 사과문, 사과 영상이 대세다. SNS 계정,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길게 쓴 자필(이라고 하는) 사과문·반성문을 올리는가 하면, 검은 배경에 수척해진 얼굴로 등장해 사과하는 영상을 찍어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도 한다.
사과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갈린다. 사과를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거센 역풍이 불 때도 있다. 최근에는 후자가 더 많아진 모습이다. 역풍을 맞는 사과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잘못을 인정하되 애매하게 인정한다. ‘했다’가 아닌, ‘했는데 그렇게 보였다면’과 같은 말로 꼭 조건을 건다. 사과문을 가장해 제3자 또는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경우도 있다. 도망갈 구멍을 만들어 어떻게든 죄책감을 덜고 사회적·법적 처벌을 피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주로 법적인 분쟁이 얽혀있을 때 이 같은 방식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SNS 사과문, 유튜브 사과 영상이 대세가 되면서 죄의 질이나 크기에 비해 소극적인 사과 태도가 논란이 되기도 한다. 저지른 잘못이 큼에도 사과문 몇 줄, 짧은 사과 영상 정도로 논란을 덮으려다 오히려 반감을 키운다.
◇비난 두려워 우물쭈물 책임 회피… “공감 능력 떨어진다” 지적도
애매해도 잘못을 인정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잘못이 분명하지만 부정하고 회피하는 태도만 보여 논란이 될 때도 있다. 이 경우 열에 여덟·아홉은 잘못이 확실해지고 논란이 더 커진 후에 인정하고 사과한다. 심리 전문가는 본인의 자존감, 지위 등을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사람, 주변의 비난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사람일수록 이런 모습을 보이기 쉽다고 설명한다. 단국대 심리학과 임명호 교수는 “인정하고 사과하는 순간 자존감이 떨어지다 보니 최대한 자신의 잘못을 돌리고 상황을 회피하려는 것”이라며 “오히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방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자의 고통, 대중의 분노 등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다 보니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세대 심리학과 이동귀 교수는 “자신에 대한 시선,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공감 능력이 낮은 것”이라며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고 상대방의 생각 또한 자신의 인식을 기준으로 평가하려 든다”고 말했다.
◇할 줄 아는데 안 하는 것… “의도 섞지 말고 진정성 담아야”
제대로 된 사과는 결국 진정성에서 판가름된다. 사과에 진정성이 드러나려면 조건 없는 책임 인정과 진심 어린 반성, 명확한 사실 적시, 구체적인 재발 방지 약속이 모두 들어가야 한다. 이 중 한 가지라도 빠지면 ‘알맹이 없는 사과’가 되고, 책임 회피, 조건부 반성, 변명 등이 들어가면 ‘안 하느니만 못한 사과’가 된다.
타이밍 역시 중요하다. 사과는 빠를수록 좋다. 시간을 끌면 감정이 증폭되고 추측이 난무하면서 해결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동귀 교수는 “피해자나 대중 입장에서는 당사자가 눈치를 보기 위해 늦게 사과한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닌 마지못해 하는 사과라는 인식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실 대부분 사람이 올바른 사과 방법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제대로 사과하지 못하는 이유는 사과에 얽힌 여러 심리적·법적 계산 때문이다. 몰라서 사과를 못하는 것이 아닌, ‘아는데 안 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이 점에서 피해자와 대중은 분노한다. 임명호 교수는 “피해자는 가해자의 사과를 통해 자신이 느낀 감정, 자신의 생각에 대한 대답을 듣고자 한다”며 “용서받기 위해서는 사과에 다른 의도를 섞지 말고, 피해자의 감정에 공감하면서 진정성 있게 미안함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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