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협력사 ESG 교육과정 22개 신설…한종희 "동참해달라"
한종희 "근원적 경쟁력 확보" 당부
김영재 협성회 대표 "삼성과 지속성장"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팩토리와 저탄소 녹색 성장에 기초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중장기 계획에 따라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아니라 중견기업 대덕전자 김영재 대표가 한 말이다. "공급망 전체를 생존시키기 위해 ESG 경영에도 동참해 달라"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겸 DX(소비자가전·모바일)부문장 메시지에 화답한 것이다.
김영재 대표는 삼성전자 협력회사 200여곳이 뭉쳐 만든 협력사 협의회(협성회) 회장이다.
삼성전자는 23일 수원 라마다 호텔에서 협성회 회원사들과 상생협력데이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종희 부회장과 김영재 회장 등 삼성 경영진, 협성회 회원사 대표 220여명이 참석했다. 삼성과 협력사 간에 동반성장 의지를 다지기 위해 매년 열다가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4년 만에 재개했다. 협성회 정기총회, 우수 협력사 포상 등을 진행했다.
김영재 회장은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상생협력하면서 혁신과 기술개발을 계속해 위기를 극복하자"고 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움츠리기보다 실력을 키워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했다.
중소·중견기업 실무자들은 ESG 경영 개념을 정립하고 지침을 실천하며 실적을 공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삼성전자는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중소·중견기업 ESG 경영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하고 전담조직을 따로 만들어 컨설팅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상생협력아카데미 교육센터를 통해 신입사원, 차세대 리더, 미래경영자 등 계층별 교육과 재무, 제조, 구매, 마케팅 등 직무교육을 포함한 500여개 교육 과정을 만들어 협력회사에 무상 제공해왔다. 2021년까지 1만8725명이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올해는 아카데미 교육센터에 ESG 관련 교육과정 22개를 만들었다. 온실가스 감축, 공급망 실사법 대응, 공정거래 정책 등을 가르친다. 어기면 행정제재를 받거나 회사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칠 만한 내용들이다.
아카데미 컨설팅센터 안에 'ESG 지원' 기능을 신설해 협력사 온실가스 감축 실무를 돕는다. 생산성 저하, 생산 불량 등 협력사의 고질적인 문제를 개선해나간다. 또 우수/Biz 기술 설명회, 보유 특허 개방, 공동투자형 기술개발 사업 등 지원 활동을 통해 협력사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자금 지원, 인력 육성 등 상생 프로그램을 2·3차 협력회사까지 확대 지원한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행사에서 작년에 품질·생산 혁실, 신기술 개발, 기술 국산화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최우수·우수 협력사 30곳, ESG 우수 협력사 2곳, 공정거래 우수 협력사 2곳 등 34곳을 뽑아 상을 줬다.
삼성전자 휴대폰 모듈 설계 개발에 참여하는 코스피 상장사 엠씨넥스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카메라 패키징 라인과 자동 떨림 보정 기능 OIS 공정을 자동화해 원가와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2차 협력사와 협력해 불량률을 크게 낮추며 9개 협력사 원가를 약 300억원 절약하는 데 기여했다.
코스닥 상장사 테스 역시 최우수상을 받았다. 삼성전자에 반도체 설비를 납품하면서 반도체 설비 가동을 최적화하고 주요 부품을 신규 개발해 생산성을 2배 높였다. 코스피 상장사 한솔케미칼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잉크젯 공정에 적합한 QD(반도체 결정) 재료를 개발했다. 우수한 광특성을 구현하고 공정 안정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삼성전자 TV용 전원공급장치(SMPS)를 주로 납품하는 코스닥 상장사 동양이엔피는 ESG부문 특별상을 받았다. 자체 제품에 태양광 인버터를 개발하고 사업장 전반에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친환경 분야에서 성과를 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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