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절반 "결혼 안 해도 된다"…나 홀로 가구는 셋 중 하나
한국인 절반만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나 홀로 사는 가구가 셋 중 하나꼴로 가장 흔했다. 23일 통계청은 이런 내용의 ‘2022년 한국의 사회지표’를 발간했다. 사회 분야 여러 통계를 한데 묶었다.
지난해 13세 이상 한국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더니 50%만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2년 전인 2020년 51.2%보다 1.2%포인트 줄었다. 나머지 43.2%는 ‘결혼을 해도 안 해도 좋다’고, 3.6%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대답했다. 3.2%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결혼은 필수’란 인식은 해가 갈수록 줄어드는 중이다. 조사 초기인 1998년만 해도 73.5%였는데 이젠 절반 정도 비중에 불과하다.
자녀에 대한 생각도 점점 바뀌고 있었다. 결혼 후 자녀가 필요하다고 답한 비율은 지난해 65.3%였다. 2018년 69.6%, 2020년 68%로 계속 줄고 있다. 결혼도, 아이도 필수가 아니란 생각이 한국인 사이에 뚜렷하게 번지고 있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2022년 조사 기준 10~20대는 30% 정도만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60세 이상 응답률은 71.5%에 달하는 것과 대조된다. ‘결혼을 하면 자녀를 가져야 한다’는 응답률 역시 10~20대는 40%대에 그쳤다. 지난해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아이 수)이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에서 가장 흔한 가구 형태는 이제 1인 가구다.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33.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0년 15.5%에서 2010년 23.9%로 늘더니 최근 30% 선까지 넘었다. 가구 셋 중 하나꼴로 1인 가구였다. 고령화와 저출생, 비혼 풍조가 맞물린 결과다.
2인 가구 비중은 28.3%고, 3인 이상 가구는 모두 모아도 38.2%다. 2021년 기준 가구당 평균 가구원 수는 2.3명으로 2000년 3.1명, 2010년 2.7명에서 더 내려앉았다.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사회적 고립감은 소폭이나마 개선됐다. 지난해 국민 중 ‘외롭다’고 답한 비중은 19.2%였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2020년 22.3%, 2021년 22.2%보다 하락했다. 지난해 가구당 평균 순자산(자산-부채)은 4억5602만원으로 1년 사이 10% 증가했다. 이 기간 실물자산이 9.5% 증가하는 등 부동산 시장 활황 덕이 컸다.
2021년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는 423.6호로 전년보다 5.4호 증가했다. 주거비 부담도 함께 늘었다. 소득 대비 주택 가격 배율(PIR) 6.7배로 전년보다 1.2배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의 PIR는 9.4배로, 10배에 육박했다. PIR은 주택 가격을 가구당 평균 연 소득으로 나눈 수치다. 번 돈을 10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수도권에서 집 한 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직장인의 삶은 더 팍팍해졌다. 지난해 평일 평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은 3.7시간으로, 1년 전보다 0.1시간 줄었다. 휴일 평균 여가 시간도 5.8시간에서 5.5시간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선생님(교원) 1명당 학생 수는 유치원 10.3명, 초등학교 13.7명, 중학교 11.7명, 고등학교 9.6명으로, 모두 1년 전과 견줘 소폭 줄었다. 하지만 학교생활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응답은 지난해 51.1%로 2020년 대비 8.2%포인트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교우 관계에 대한 만족 비율이 74.1%로 가장 높았고, 교육 방법은 49%로 가장 낮았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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