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족의 삶을 들여다 보다
[문운주 기자]
▲ 카렌족 아이들 목에 황동 링을 |
ⓒ 문운주 |
3월 17일 밤 10시, 인천을 출발한 지 5시간여 만에 치앙마이 공항에 도착했다. 여행은 나의 노후 행복 로드맵 중 하나다. 집을 벗어나 현지인의 삶에서 과거 우리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개발이 더딘 나라가 1순위다. 불편함을 느끼고 싶어 여행을 떠난다면 궤변일까.
"사와디캅~"
(안녕하십니까?)
"컵쿤캅~"
(감사합니다)
숙소에서부터 만나는 누구에게나 두 손을 모으고 "사와디캅" 인사했다. "컵쿤캅" 하고 고개를 숙인다. 얼굴에 친절함이 가득 담겼다. 새소리와 풀내음이 새벽을 깨운다. 조용하고 평화가 가득한 치앙마이에서 하루의 시작이다.
전 푸미폰 국왕 부인의 이름을 붙인 '시리킷 여왕 정원'은 자연미를 살린 식물학 정원이다. 온실과 야외 정원에 다양한 식물을 식재해 놓았다. 나무 사이에 놓은 하늘다리에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걷는다.
▲ 코끼리 케어 계곡에서 코끼리에게 샤워를 해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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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 케어 만든 먹이를 주면서 쓰다듬어 주었더니 긴 코로 몸을 휘어 감고 애교를 부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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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끼리 케어 코끼리 케어는 먹이를 만들어 먹여 주고 교감도 해보는 체험 |
ⓒ 문운주 |
코끼리 케어는 코끼리 먹이 주기, 교감하기 등이다. 매림 지역에 위치하여 식물원에서 멀지 않은 거리다.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현지인(고산족)이 친절하게 맞이한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엿보인다. 코끼리 샤워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곧바로 먹이 만들기를 시작했다.
코끼리에 다가가 만든 먹이를 먹여주며 교감해 보기로 했다. 손에 든 먹이를 낚아채듯 긴 코로 감아 날름 입에 넣는다. 사람이나 동물을 유혹하는 방법은 먹거리가 최고다. 그 긴 코로 목을 감겨준다. 스킨십 하듯이 애교를 부린다.
▲ 고산족 마을 산속 깊이 살던 고산 족, 우리의 화전민처럼 산 속에서만 살다가 마약을 재배하게 되자 전 국왕이 이들의 삶을 개선할 목적으로 여러가지 사업을 전개한다. 한국의 민속촌 격인 고산 족 마을이다. |
ⓒ 문운주 |
고산족은 깊은 산속에 살고 있어 만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것은 한국의 민속촌격인 고산족 마을에 정착해 있는 사람들이다. 여자들은 관광객들에게 수공예품을 만들어 판다. 남자들은 코끼리 케어, 집라인 안전요원, 식물원 관리 등으로 밖에 나가 일한다.
전통의상을 입고 수공예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 목이 긴 카렌족(고산족 부족의 하나)여인을 만났다. 목에는 황동링을 차고 있다. 2명의 아이와 함께 있다가 우리를 보자 웃는 모습으로 맞이한다. 수정같이 맑은 눈, 뽀얀 얼굴이 너무 귀엽다.
▲ 고산족 마을 마을 사람들이 모여 행사 하고 있는 모습 |
ⓒ 문운주 |
마을을 한 바퀴 돌다 보니 회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여자 아이가 신의 기(신내림?)를 받아 축복하는 자리라 한다. 성수인 듯 물을 뿌려준다. 꽃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있다. 추장인 듯 한 분이 막대기로 문지르며 주문을 외운다.
▲ 집라인 치암마이 집라인는 산속 정글에 나무와 나무를 연결하여 설치되어 있다. 자연고 더불어 스피드를 즐길 수 있다. |
ⓒ 문운주 |
오늘의 하이라이트 집라인이다. 집라인은 우선 담력이 있어야 하고 폼이 좋아야 한다. 양편 나무 지주대 사이의 강철 줄에 매달려 반대편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처음에는 두려움에 떨다가도 정글 사이를 타잔처럼 줄을 타며 그 속으로 빠져든다. 자연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한 코스는 짦게, 한 코스는 길게 이어지며 공포와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번갈아 느꼈다.
산속 깊은 곳에 꼭꼭 숨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고산족.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하루 여정을 마쳤다. 식물원관리, 썽태우 운전, 코끼리 케어, 집라인 안전요원 등 현대인들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언제 가는 링을 찬 여인들을 사진 속에서나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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