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베이비스텝에 금융권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인상 종료 힌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FOMC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p)만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밟았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등 미국의 중소형은행을 중심으로 위기감이 번진 탓에 금리 보폭을 줄이면서 시장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예상보다 비둘기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23일 이날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현지 정보 반응을 통해 “연준의 0.25%p 금리인상은 시장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으나, 지역은행 불안에 따른 신용여건 긴축이 경제 및 정책금리 경로에 미칠 영향을 언급한 점 등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파월 의장 기자회견에서 최근 은행 부문 위기가 신용 위축 등을 통해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는 금리인상 효과를 대체할 수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금리인상 중단 기대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은 21일∼22일(현지시간)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4.50∼4.75%에서 4.75∼5.00%로 0.25%p 올렸다. FOMC 위원들이 공개한 금리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 최종금리 중간값은 5.1%로 지난번과 비슷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 FOMC가 비둘기적으로 해석되면서 금리는 큰 폭 하락하고, 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주가는 FOMC 정책결정문 발표 직후에는 금리하락 등으로 상승하였으나 옐런 재무부장관의 ‘예금보장 확대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발언 등의 영향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은행주를 중심으로 하락 전환했다.

GS뱅크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였으나 예상보다는 비둘기파적 금리 경로를 제시했다”며 “현재 은행부문 스트레스로 인한 성장 둔화 가능성을 일부 일정한 점은 올해 중 최종금리를 상향 조정 하지 않은 것에 부합한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은 0.25%p 금리인상을 하였으나 은행시스템 혼란 등으로 금리인상 종료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정책결정문에 ‘지속적인 인상(ongoing increases) 적절’을 ‘일부 추가 정책 긴축(firming) 적절’로 대체하는 등 인상 종료 힌트를 제시했다”고 봤다.

로열뱅크는 “비둘기파적 0.25%p 인상으로 연준의 긴축사이클 종료가 가까워지고 있다”며 “추가 인상에 대한 어조가 약화되고, 엄격해진 신용여건이 경제 및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을 경계하고 있는데, 비둘기파적 어조는 위원들이 과도한 긴축의 위험을 더 염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오는 6월 0.25%p 인상을 더 이상 예상하지 않으며 5월 0.25%p 추가 인상으로 최종금리 5.0~5.25%를 전망한다”며 “금융시스템의 스트레스가 빠르게 완화되고 거시데이터가 강할 경우 연준이 5월 이후에도 추가로 금리인상을 할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타이트닝 사이클의 조기 종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인플레이션과 성장 경로가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생각하지 않으며 인플레이션 위험은 상방으로 치우쳐 있다고 평가했다”며 “당사는 연준이 5월 추가 0.25%p 인상으로 최종금리 5.0~5.25%에 도달한 이후 그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 3월 처음으로 0.25%p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토론토도미니언뱅크는 “2월 실업률이 3.6%였고, 1분기 GDP 성장도 견조하게 진행되는 듯한 상황에서 성장률과 실업률 전망이 거의 변화가 없다”며 “이는 연준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경제의 큰 폭 둔화를 예상하는 것을 시사 하므로 비둘기파적 전망”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