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균기자의 한국 골프장 순례②>자연·문화·고향의 대명사-서원밸리CC

정대균 2023. 3. 2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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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밸리CC 시그내처홀인 서원코스 2번홀. 서원밸리CC

◀서정과 서사가 만든 ‘스토리 백화점’

“아…음악이 흐르는 것 같아요. 춤추고 싶어…”

류석무·남화영 공저의 ‘한국의 골프장 이야기’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무용가인 한 여성 골퍼가 발 아래로 펼쳐진 서원 2번홀 장관에 감탄해 내뱉은 독백이다.

어떤 이는 이 골프장에 들어서면 ‘국화꽃 져 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나래 푸른 기러기는 북녘을 날아간다. 아~이제는 한적한 빈들에 서보라. 고향집 눈 속엔선 꽃등불이 타겠네’라는 가곡 ‘고향의 노래’를 흥얼 거리게 된다고 한다.

또 있다. 징과 꽹과리를 두드리며 우뢰와 같은 함성을 지르는 몰이꾼과 호위무사들을 앞세운 왕이 채찍으로 말의 걸음을 재촉하며 금세라도 튀어 나올 것 같은 상상을 하게 된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왕들의 사냥터였던 금병산을 든든한 배경삼아 자리를 틀고 있어서다.

서원코스 4번홀. 서원밸리CC

◀고향집 어머니 품속 같은 18홀 코스

무수한 서정(抒情)과 서사(敍事)가 어우러져 숱한 감동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서원밸리CC(대표이사 이석호)다. 그 중에서도 이 곳의 키워드는 ‘고향’이다. 2000년 6월에 문을 연 이 골프장이 ‘서원밸리는 고향입니다’로 슬로건을 내건 이유다.

사방 어디서 출발해도 산과 들을 지나 골프장에 이르는 길이 정겹게 느껴진다. 마치 오랜만에 고향집을 찾는 것 같다. 그런 기분은 골프장에 들어서서도 마찬가지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다. 그저 내집처럼 편안하기만 하다.

회원제 18홀인 이 골프장은 정교한 샷과 치밀한 전략이 요구되는 서원코스 아홉 홀과 호쾌한 장타에다 다양한 언듈레이션으로 그린이 까다로운 밸리코스 아홉 홀로 나뉜다. 코스에 대한 평가는 ‘어렵지는 않은데 스코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가 중론이다.

시상이 절로 떠올라 '시심홀'이라는 별칭을 얻은 서원 8번홀. 서원밸리CC

◀영원한 한국 10대 코스

거기에는 뭔가 비밀이 있다는 얘기다. 해답은 다름아닌 디테일이다. 러프와 페어웨이 잔디 길이, 습도와 경도, 평탄성, 질감까지 모든 요소를 철저하게 관리한다. 다시말해 골프장을 구성하는 요소들 중 가장 기본적인 것들에 수시로 변화를 줘 난이도를 조절한다.

서원밸리는 ‘상서롭고 복된 땅’이라는 의미를 지닌 파주의 옛 이름 ‘서원’에서 따왔다. 금병산 자락 해발 70~170m 정남향 분지에 자리 잡고 있어 전체적인 코스 분위기는 한 마디로 고즈넉하다. 18홀 모든 홀이 샷밸류, 심미성, 전략성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서원밸리가 개장 이후 꾸준히 ‘한국 10대 코스’에 이름을 올리는 이유다.

시그내처홀은 한 여성 무용가가 춤을 추고 싶어했다는 서원코스 2번홀(파5)이다. 주변 수림과 대형 연못이 어우러져 풍광이 아름답지만 티샷을 실수하게 되면 큰 낭패를 보게 된다고 해서 이 홀은 ‘장미의 가시’라는 별칭을 얻었다.

연못 주변에 가지를 쭉쭉 늘어뜨리고 있는 능수버들 때문에 저절로 시심이 우러나온다고 해서 ‘시심홀’로 불리는 서원 8번홀(파3), 해저드와 비치벙커가 태극 모양이어서 ‘태극홀’로 불리는 밸리 8번홀(파3)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홀이다.

매년 4만명 이상의 관객이 몰려 대표적 한류 콘서트로 자리 잡은 그린 콘서드. 서원밸리CC

◀BTS도 출연한 그린 콘서트

서원밸리는 코스도 코스이지만 국내 골프장 문화를 선도하는 ‘문화코드 1번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린 콘서트를 통해 골프와 문화예술을 접목한데 이어 서원아트리움 오픈으로 골프장내 웨딩 및 연회 문화의 장을 열었다.

모기업인 대보그룹(회장 최등규)의 대표적 사회공헌활동이자 글로벌 한류 콘서트로 발전한 서원밸리 자선 그린 콘서트는 2000년부터 매년 5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개최되었다. 그러나 올해는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에 동참하기 위해 1주일 연기돼 열린다.

진정한 나눔은 ‘가장 소중한 것을 내어주는 것’이라는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의 뜻에 따라 이날 만큼은 골프장에서 가장 소중한 잔디를 대중에게 개방한다. 밸리 1번홀은 페어웨이는 관람석, 그린 앞쪽으로 무대가 설치돼 콘서트장으로 탈바꿈한다.

태극홀로 불리는 밸리코스 8번홀. 서원밸리CC

◀누적 관객수 49만명

그린콘서트는 국내 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람객도 찾아오는 대표 글로벌 한류 콘서트로 자리 잡았다. 자선의 취지에 공감해 BTS, 아이유, 워너원, EXID, 걸스데이 등 K-팝을 대표하는 스타들도 매년 재능기부 차 무대에 오르고 있다.

제1회 콘서트 이래 2022년까지 18회의 콘서트가 개최되었으며 누적 관람객은 49만명, 누적 기부금은 6억원에 달한다. 관람객 증가로 인해 2008년부터는 골프장 페어웨이를 아예 주차장으로 개방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작년 11월 24일 서원밸리 클럽하우스에 마련된 그린콘서트 홀에서는 그린콘서트 화보집을 만들어 화보집 헌서식을 개최했다. 당시 최 회장은 “화보집 한 장 한 장을 볼 때마다 지난 22년간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라 감회가 새롭다”고 소회를 밝히면서 “변함없이 계속될 콘서트의 새로운 페이지를 함께 채워 나가자”는 뜻을 밝혔다.

금병산을 배경으로 고즈넉한 분위기의 서원밸리CC 전경. 서원밸리CC

◀골프 저변 확대 노력과 고객 감동 서비스

서원밸리의 사회공헌활동은 또 있다. 유망주 발굴과 골프 저변 확대를 위한 전폭적 지원이다. 아우뻘인 서원힐스CC 드라이빙 레인지 내에 설치한 ‘서원골프아카데미’, KLPGA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 대회 주최, KPGA코리안투어 최종전 ‘LG SIGNATURE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유치, 대보그룹 골프단 창단 등 수두룩하다.

전 임직원들의 양질의 서비스도 명문 서원밸리를 더욱 명품으로 만드는데 한 몫 하고 있다. 임직원과 도우미들의 직무능력 향상과 서비스 마인드 함양을 위해 매년 겨울 ‘한마음 서비스 교육’을 실시한 효과다.

매년 그랬듯이 올 겨울에도 고객 불만 사항을 반영, 휴장 기간에 카트도로 개선과 클럽하우스 룸 공사를 했다. 보다 나은 서비스와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내부공사도 마쳤다. 특히 여자락카 파우더룸은 기존에 벽으로 막혀있던 공간을 개조하여 더욱 쾌적하고 밝은 환경을 조성했다.

올해로 5회째인 조리사 경연대회도 개최했다. 이는 업장을 찾는 고객에게 다양하고 새로운 메뉴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올해는 ‘서원만의 시그니처 메뉴’를 주제로 서원밸리 조리사 7명이 출전, ‘밸리브런치 스페셜’, ‘닭고기 튀김과 게살 볶음밥’이 우승을 차지, 고객들에게 선보였다.

이석호 대표. 서원밸리CC

■<인터뷰>이석호대표 “최상의 코스 컨디션이 최고의 서비스”

“철저하게 데이터를 바탕으로 코스를 관리한다.”

서원밸리CC 이석호 대표가 밝힌 ‘고객이 만족하는 코스’ 비결이다. 이 곳은 평상시에도 그린 스피드는 말할 것도 없고 습도와 경도, 평탄성, 질감까지 모든 요소를 철저하게 관리한다. 그러니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그린 스피드가 3m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이 대표는 “한 달 가량 시간만 주어지더라도 완벽하게 대회 코스 세팅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데이터에 입각한 관리를 하고 있다”며 “매일 코스 데이터를 공유하고 한 달에 한 번씩 잔디관리 연구소 전문가를 초빙해 함께 점검하고 교육을 받는다”고 했다.

‘최상의 코스 컨디션이 최고 서비스’라는 철학은 서원밸리가 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이석호 대표는 “그린 콘서트를 비롯해 우리 골프장이 하고 있는 모든 사회공헌활동은 최등규 회장님의 ‘자선 나눔 경영’ 철학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다”고 말한다.

서원밸리는 수시로 자선금을 마련해 장애인 단체, 파주시의 도움이 필요한 곳곳에 전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그린 콘서트는 국가적인 행사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6월 첫 째주 토요일로 1주일 연기했다”면서 “많이들 찾아와 주셔서 초록의 필드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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