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연내 금리인하 없다" 파월에 급락...나스닥 1.6%↓

뉴욕=조슬기나 2023. 3. 23. 05: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22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부각된 은행 리스크 우려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을 이어가면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연내 금리 인하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과" 포괄적 보험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의 발언이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530.49포인트(1.63%) 떨어진 3만2030.1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65.90포인트(1.65%) 낮은 3936.9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90.15포인트(1.60%) 하락한 1만1669.96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에서 11개 업종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부동산, 금융, 에너지 관련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지역은행주도 하락세를 주도했다. SVB 파산 이후 위기설에 휩싸이며 극심한 변동성을 이어온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이날 오전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였으나 결국 전장 대비 15.47% 하락 마감했다. 팩웨스트 방코프 역시 17.12% 밀렸다. SPDR S&P 지역은행 ETF는 5.69% 내렸다. 이밖에 대표적 '밈주식'인 게임스톱은 앞서 공개한 실적이 예상을 상회하며 25%이상 뛰었다. 나이키는 재고 과잉, 중국 판매 부진 등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5%가까이 하락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이날 오후 공개된 3월 FOMC 정례회의 결과와 직후 이어진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기자회견을 주시했다. Fed는 이번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4.5~4.75%에서 4.75~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최근 고조된 은행권 시스템위기 우려 속에서도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긴축 행보를 이어간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SVB 파산 여파와 관련해 최근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노동시장 등에 대한 데이터가 예상보다 더 강력했기에 인상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이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FOMC는 SVB 파산 사태로 은행권 시스템 위기가 고조된 이후 Fed의 첫 금리 결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작년부터 이어진 급격한 긴축이 SVB를 포함한 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직격탄이 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Fed의 긴축 경로에도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조된 은행 리스크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했다. 먼저 그는 "모든 예금자들의 저축은 안전하다"며 "우리의 은행 시스템은 탄탄한 자본과 유동성을 보유했고, 건전하고 강력하다"고 입을 열었다. 또한 "SVB 파산은 예외적 사례"라며 "미국 은행시스템 전반에 걸친 리스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함께 공개된 점도표 상 올해 연말 금리 전망치는 5.1%를 나타냈다. 이는 작년 12월 FOMC 당시 내놓은 수준과 동일하다. 개별 위원의 전망을 살펴보면 18명 중 10명이 올해 연말 금리를 5.0~5.25%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날 시장에서는 사실상 한 번의 금리 인상 이후 사이클이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기도 했다. 3월 FOMC 성명서에는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적절하다’는 문구가 삭제되고 ‘정책 굳히기’ 표현이 들어간 것 역시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달했다는 기대감을 부추겼다.

하지만 직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이 "연내 인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피벗(pivot·방향 전환) 기대를 일축하며 증시도 하락 압박을 받았다. 그는 회견 말미에도 재차 "연내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제프리스의 토머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금리를 5.125%로 인상하고 장기간 동결할 것이라는 우리의 전망과 일치하는 내용"이라며 "은행 부문에서 전염 리스크가 치솟지 않는 한, Fed는 5월에 다시 유사한 정책 결정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RFA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투자전략가는 "Fed가 인플레이션을 주요 지침으로 보고 있음을 여전히 말하고 있다"고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문제가 있는 지역은행이 몇곳 더 있을 수 있다"면서도 Fed가 예금자 보호 등을 강조했음을 언급하며 은행권 위기의 상당 부분이 진정됐다는 평가도 내놓았다.

옐런 장관이 의회에 출석해 모든 예금을 보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부인한 점도 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는 "모든 은행 예금을 보호하는 포괄적 보험과 관련해 어떤 것도 논의하거나 고려한 바가 없다"며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주에는 Fed에 이어 23일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금리 결정도 예정돼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BOE가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공개된 영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10.4%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9.9%)은 물론, 전월 상승폭(10.1%)도 상회한다. 같은 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작년 7월부터 우리는 금리를 3.5%포인트 인상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고 향후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뉴욕채권시장에서 FOMC의 결정을 소화하며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장중 4.25%선까지 올랐다가 3.96%대로 떨어졌다. 10년물 금리는 3.45%선으로 내렸다.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7% 내린 102.5선에서 움직였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23달러(1.77%) 오른 배럴당 70.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