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영업비밀·핀테크·가상자산…법률 자문 분야 새 영토 경쟁 치열
국내 대표 로펌들의 인재 영입 등 올해 법률시장 달굴 핫이슈
법률 자문 분야가 다각화·세분화 하면서 국내 대표 로펌들 사이에선 신사업 분야 육성과 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기업의 영업비밀 관련 분쟁이 증가하고 있고 디지털 금융과 핀테크, 가상자산 시장 등의 영역에서도 로펌들의 역할이 예전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공정거래 전문가를 대거 확충한 곳도 있고, 프로 보노(공익활동) 분야에서 괄목할 성과를 이룬 로펌도 있다. 국내 주요 로펌들의 전문성 제고 및 신사업 진출, 인재 영입 등 올해 법률시장을 달굴 핫이슈들을 살펴본다.
기존 핵심 영역 경쟁력 강화하고
분야별 전문가 협업, 종합 자문 제공
사회적 약자 위한 공익활동도 눈길
김앤장
김앤장 영업비밀·기업정보 보호 그룹은 전형적으로 발생하는 영업비밀 유출·침해 관련 민·형사 사건 대응은 기본이고, 증거조사와 디지털포렌식 관련 업무 경험도 갖추고 있다. 채용에서 퇴사에 이르는 전직, 경업 또는 비밀유지 관련 분쟁 대응, 영업비밀·정보에 대한 보호·보안 시스템 구축 관련 컨설팅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관련 분쟁은 ▶여러 경로를 통한 경쟁사 영업비밀의 취득 ▶근로자 전직 과정에 발생하는 영업비밀 유출 또는 전직(경업)금지 문제 ▶협력업체나 고객사를 통한 영업비밀 유출·취득 문제 ▶라이선스·공동개발·위수탁생산·비밀유지 등 계약 관계에서 발생하는 영업비밀 유출 문제, 이에 더하여 미국 무역위원회(ITC) 등 해외 분쟁이나 포렌식 조사 업무 등 매우 다양한 유형으로 발생하고 있다. 김앤장은 이미 다수의 해외 분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바 있다. 그간 김앤장이 해외 로펌과 다수의 업무를 통해 협력 관계를 공고히 유지해온 덕분이다.
태평양
‘2만1601시간’. 지난해 법무법인(유) 태평양(대표변호사 서동우)과 재단법인 동천(이사장 강용현) 변호사들이 공익 활동에 쏟아부은 시간이다. 태평양과 동천 변호사들은 2021년 국내 로펌 중 최초로 연간 2만 시간 이상의 공익활동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공익활동 시간이 전년보다 600시간 더 늘어남으로써 신기록 경신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태평양이 얼마나 공익활동에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공익활동에 참여한 태평양 변호사들의 평균 활동시간은 58.54시간으로, 국내변호사의 평균 활동시간(43.38시간)을 크게 앞선다. 태평양의 공익활동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133억5336만7000원에 달한다. 이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얼마나 큰 열정으로 공익활동에 할애했는지 알 수 있다.
광장
광장은 기존의 핵심 영역인 기업 송무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말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인 DAXA가 암호화폐 ‘위믹스’에 대한 거래지원종료(상장폐지) 결정을 내리자, 위믹스 측에서 DAXA의 구성원인 코인원·코빗·두나무·빗썸을 상대로 상장폐지결정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한 사건에서, 광장은 코빗·두나무·코인원을 대리하여 가처분기각 결정을 끌어내 암호화폐에 대한 민간의 자율규제가 허용되는 범위에 관한 중요한 선례를 만들기도 했다.
형사사건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중 하나인 SK케미칼 전 대표 등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사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또 검찰이 음식배달 플랫폼 ‘요기요’가 가맹업주들을 상대로 최저가 보장제를 시행한 것이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는 혐의로 기소한 사건에서도 최저가 보장제가 경영 정책의 일환이었을 뿐, 가맹업주들에 대한 부당한 경영간섭이 아니고 그러한 고의 역시 없었다고 주장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율촌
율촌의 디지털금융&핀테크 그룹은 핀테크 분야 전문가뿐 아니라 금융규제 법률자문에 정통한 전문가들, IT분야 전문가, 데이터 프라이버시, 지식재산권 및 기업 자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팀을 구성함으로써 고객에게 종합적인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율촌만의 특화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디지털금융&핀테크 그룹은 3개 부문으로 나누어 팀을 구성하고, 고객군·이슈·전문성과 협업 필요성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빅테크·플랫폼·이커머스 및 스타트업을 자문하는 IP&테크부문 소속 e비즈니스&핀테크팀 ▶금융규제 이슈를 다루는 기업금융(C&F)부문의 핀테크·금융규제팀 ▶글로벌 핀테크사를 대상으로 변호사들이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 IP&테크부문 소속 데이터팀 등이다. 율촌의 디지털금융&핀테크 그룹에는 금융위·금감원을 거친 규제 전문가와 다양한 기업 법무팀 출신 변호사들이 포진해 실질적이고 입체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세종
세종 공정거래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판·검사 출신을 포함한 변호사와 전문위원 등 다양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7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 공정거래 사건을 전담하고 있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업계 최고 수준의 맨파워를 바탕으로 세종 공정거래그룹은 미국 최대 보험사 처브(Chubb) 그룹의 시그나(Cigna) 그룹 인수 거래와 관련해 국내 기업결합신고에서 무조건 승인을 받아냈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에 대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 조사에서 해당 업체를 대리해 무혐의 및 심사절차종료 결과를 이끌어 냈고, 최근 휴대폰 미납가산금 담합사건에서도 유일한 증거가 리니언시 업체 관계자의 추측성 진술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적극 소명하여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영국 체임버스의 공정거래 분야 평가에서 2016년 이후 계속 1등급(Band1) 평가를 받고 있다.
화우
화우는 2010년 초반부터 금융그룹과 신사업팀(現 신사업그룹) 인력이 주축이 된 디지털금융팀에서 인터넷은행·혁신금융서비스 등에 관한 자문을 꾸준히 수행해왔다. 최근 관련 전문인력이 통합된 ‘디지털금융센터’로 조직을 확대·개편하였다. 화우의 디지털금융센터는 금융위·금감원 출신으로 금융규제와 관련한 풍부한 실무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변호사를 주축으로 정보보호·정보보안, 마이데이터로 대표되는 데이터산업, 전자금융, 디지털 전환 등 핀테크산업(디지털금융) 관련 자문업무를 수행하여 온 변호사와 IT정보보안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각투자, 간편결제, 마이데이터사업 등에 대해 핀테크 회사뿐 아니라 제도권 금융회사들의 신사업 관련 법률자문을 제공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업체에 금융보안규제 등에 대한 자문도 제공했고, 최근엔 핀테크지원센터의 금융규제 샌드박스 컨설팅 용역업무에 착수했다.
LKB
LKB는 최근 가상자산·블록체인 업계에 원스톱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자산 레귤레이션 센터’를 열었다. 가상자산·블록체인과 관련해 법률뿐만 아니라 세무·회계·특허·기업회생 등 토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업신용평가처럼 센터가 가상자산 등 관련 프로젝트의 규제와 법률 준수 여부를 검증해 등급을 부여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가상자산 레귤레이션 센터는 이정엽 LKB 대표변호사가 주축이다. 올해 2월까지 판사로 일했던 이 변호사는 2017년 블록체인법학회를 창립하고 현재도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 변호사는 “아무런 규제가 없던 가상자산·블록체인 업계에 지속적으로 제도와 규제가 들어오고 있다”며 “웹 3.0 시대를 이끌 가상자산 등은 레귤레이션(규제)을 모두 만족하고 투자자보호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 외에도 정봉기(50·사법연수원 31기), 이종훈(49·사법연수원 34기) 등 판사 출신들이 최근 대표변호사로 합류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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