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 첫 수문장 누구 …‘전설의 거미손’ 쾨프케를 사로잡아라

피주영 입력 2023. 3. 23. 00:03 수정 2023. 3. 23. 06: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표팀 골키퍼 코치로 부임한 레전드 골키퍼 쾨프케(왼쪽). 뉴스1

클린스만호의 주전 수문장을 가리는 ‘거미손 대전’이 시작된다. 위르겐 클린스만(59·독일)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의 국가대항전(A매치) 데뷔전(24일 콜롬비아전)에 나설 골키퍼 후보로 부름을 받은 김승규(33·알샤밥)·조현우(32·울산 현대)·송범근(·26쇼난 벨마레)이 벌이는 삼국지다.

골키퍼 3명의 장·단점을 가려줄 전문가도 부임했다. 바로 안드레아스 쾨프케(61·독일) 골키퍼 코치다. 현역 시절 클린스만 감독에 버금가는 수퍼스타 출신이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과 1996 유럽축구선수권(유로1996)에서 독일 대표팀의 일원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그는 또 독일에서 ‘올해의 골키퍼’ 상을 네 차례(1988·93·95·96년)나 수상했다. 지도자 경력은 더욱 화려하다.

2004년부터 2021년까지, 17년간 독일 대표팀 골키퍼 코치를 지내며 올리버 칸, 옌스 레만(이상 은퇴),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등 명성이 드높은 골키퍼를 가르쳤다. 이 기간 독일은 월드컵 우승 1회(2014년), 3위 2회(2006·10년)를 달성했다. 워낙 지도력이 뛰어나 독일 축구계에선 ‘감독은 바뀌어도 쾨프케는 안 바뀐다’라는 말이 생겼다.

주전 지키기에 나선 김승규(왼쪽). 연합뉴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서 한국이 치른 네 경기에 모두 출전한 김승규는 쾨프케 코치 체제에서도 주전 지키기에 나선다. 최근까지 국제 대회에서 강팀을 상대로 여러 차례 선방을 펼친 경험이 강점이다. 무엇보다 공격 기여도에서 경쟁자보다 앞선다. 최후방에서 팀 공격을 시작하는 빌드업(공격 전개)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최종 수비수’란 별명이 붙었다. 대표팀이나 소속팀 훈련에서 필드 플레이어가 부족할 경우 투입될 정도로 발끝이 정교하다. 이런 장점이 빌드업을 중시하는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전 대표팀 감독의 입맛에 맞았다. 쾨프케 코치도 김승규에게 관심을 가질 법하다. 그는 ‘빌드업 1인자’로 불리는 노이어를 길러냈다.

주전 탈환에 도전하는 조현우(오른쪽). 연합뉴스

조현우는 ‘안정감’을 앞세워 주전 탈환에 도전한다. 지난 시즌까지 K리그1에서 6년 연속 최고의 골키퍼로 뽑혔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빌드업 능력도 보완했다는 평가다. 스타성에선 누구도 넘볼 수 없다. 스프레이로 고정한 머리로 환상적인 ‘다이빙 선방쇼’를 펼치는 그를 보기 위해 경기장엔 구름 떼 관중이 몰린다. ‘큰 경기’ 경험이 적은 것도 아니다.

조현우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선 김승규를 제치고 골문을 지켰다. 이 대회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이었던 독일을 만났는데, 조현우는 독일이 몰아친 슈팅 28개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당시 독일 벤치에 있던 쾨프케 코치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넘버3의 반란을 꿈꾸는 막내 송범근. 연합뉴스

송범근은 ‘넘버3의 반란’을 꿈꾼다. 4년 뒤 북중미월드컵을 생각하면 차세대 골키퍼에게 기회를 줄 가능성도 있다. 송범근은 2020년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끄는 등 연령별 대표에서 착실히 성과를 내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무엇보다 현대 축구가 선호하는 ‘장신 골키퍼’다.

그의 키는 1m94㎝로 1m80㎝대인 김승규·조현우보다 한 뼘 가까이 크다. 여기에 준수한 패스 능력까지 갖춰 이상적인 골키퍼 상에 가깝다는 평가다. 정경호 JTBC 해설위원은 “새 감독이 부임하면 모든 포지션이 격전지로 변한다. 누가 주전을 맡을지 판단하긴 이르지만, 누구에게든 기회가 있으니 포기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