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밥 앞에 두고 허공만…경찰 눈썰미 덕에 가족 찾은 치매 노인
점심을 먹던 경찰이 식당에서 마주친 한 치매 노인의 인상착의를 기억했다가 가족을 찾아줬다.
지난 21일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는 ‘식사 중인 어르신을 둘러싼 경찰관?’이라는 제목의 1분 30초 분량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이달 초 대구광역시 서구의 한 식당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촬영됐다.
당시 경찰관들을 식당에서 점심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던 중, 입구 쪽 홀로 앉은 한 노인이 국밥을 앞에 두고도 마스크를 쓴 채 허공을 응시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경찰관들이 밖으로 나간 뒤 이 노인이 계속 식사를 하지 않자 식당 주인과 직원은 노인에게 수저를 챙겨주고 마스크를 벗겨주는 등 노인의 식사를 도와주는 모습이다.
몇 분 뒤, 경찰엔 ‘치매로 길 잃은 어르신을 찾는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관들은 신고가 접수된 노인의 인상착의를 파악한 뒤 식당에서 본 노인을 떠올렸고, 다시 식당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경찰관들은 식사하던 노인에게 다가가 “○○○ 어르신 맞으시죠? 가족이 찾고 있어요”라고 말을 건넸으나, 이 노인은 “배고파서 국밥 좀 먹으러 왔다”고 답했다.
경찰은 이에 “가족을 불러드릴 테니 천천히 식사하시라”고 말한 뒤, 이 노인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밖으로 나갔다.
식사가 끝날 때쯤 노인의 보호자가 식당 안으로 들어왔고, 식당 주인과 주변 시민들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면서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영상은 게시 이튿날인 22일 오후 10시 50분 현재 116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도 1000개 가까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경찰 칭찬하려고 왔는데 식당 서빙하시는 분 인품에 감동하고 간다. 눈썰미 있으신 경찰들도 수고 많았다” “경찰관분들 특성상 사람의 인상착의를 잘 기억하시니 금방 어르신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었다. 식당 사장님도 바쁜 와중에 어르신 챙겨주시고 따뜻한 영상이다” “나도 내 부모도 늙어서 언젠가는 저렇게 될 수도 있는데 챙겨주시는 식당 사장님 잊지 않고 돌아와서 찾아주신 경찰분들 감사하다”고 반응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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